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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복지 현장의 깔대기 현상
[기고] 사회복지 현장의 깔대기 현상
  • 미디어제주
  • 승인 2013.06.1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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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주민생활지원과 허철훈

제주시 주민생활지원과 허철훈
사회복지 공무원은 소외계층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달하는 전령사이며, 지역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진정한 복지향상을 위하여 다양한 클라이언트와의 상담, 안내, 방문, 소득, 재산조사 등 수많은 일들을 해내며 인간사의 사연들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만능해결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사회복지 공무원들은 각종 폭행이나 폭언 등에 시달린다. 수급자 중에는 정신질환자나 범죄경력자들도 많아 난동을 피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죽 했으면 지난 4월 경남 김해시가 사회복지 공무원에게 가스총이나 전기 충격기를 지급하겠다고 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겠는가. 특히 여성공무원은 주택방문 때 성회롱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 공무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복지국가 건설은 요원하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회복지공무원 5,9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27.5%가 '최근 1년간 자살 충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우울상태가 심각해 심리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37.9%였다. 이 설문조사가 말해주듯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느끼는 현실은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하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에 배치된 사회복지 공무원은 2인을 배치한 곳이 43%,1인 이하가 23%이다. 제주시도 비슷하다 읍·면·동 사회복지공무원이 광범위한 지역의 복지업무를 책임져야 한다.

16개 중앙의 여러 부처에서 292개 업무가 도와 시를 거쳐 각 분야별로 문제에 대응하는 가운데 다양한 복지급여가 생산되고 그것이 전달체계를 통해 시의 행정체계를 거쳐 읍·면·동 사회복지 전달체계에 도달하여 깔때기 현상이 발생하는 한편 사회복지 공무원 한명당 100여 개의 복지 업무를 맡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새로운 문제발생에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공공복지전달체계의 깔때기 현상과 현장 실현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격무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회복지 공무원은 올 들어서만 4명이나 된다. 지난 1월 경기도 용인시청, 2월 성남시청 여성공무원, 3월 울산시청 공무원 등 숨진 4명 모두 하나같이 평소에 업무과다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할 일은 산더미 같은 데 인력과 시간이 절대로 부족한 사회복지 공무원의 현주소다.

복지공무원의 잇단 자살에 대해서 국민과 정부 모두 복지를 말하지만 책임은 복지공무원에게만 던져 놓은 게 이런 사태를 몰고 왔다고 보았다. 사실상 ‘사회적 타살’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올해 사회복지예산 100조원시대를 맞이하여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공공사회복지의 사각지대이자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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