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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도시건축 이야기] <16> 제5원소 : 평화와 생명존중, 그리고 디지털 융합기반의 미래사회
[영화속 도시건축 이야기] <16> 제5원소 : 평화와 생명존중, 그리고 디지털 융합기반의 미래사회
  • 김태일
  • 승인 2013.05.27 09:3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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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지역공동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야"

이번 주 미래도시에 대한 영화는 5원소이다. 헐리우드의 자본과 장 폴 고티에의 현란한 의상, 프랑스 출신 영화감독 뤽 베송에 의한 프랑스인의 섬세한 연출력이 결합하여 제작된 SF영화로 미래도시를 가장 잘 묘사하였다고 평가받았다.

영화 5원소는 우리들이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첨단기술의 적용과 그에 맞는 생활양식들을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사랑, ()이라는 인간만이 가직한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259년 뉴욕을 무대로 펼쳐지는 영화 5원소는 미래도시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거대한 행성의 지구 충돌이라는 긴장감속에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고 특히 출연배우에 있어서도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브루스 윌리스를 비롯하여 레옹의 게리 올드만, 밀라 요보비치, 이안 홀름, 크리스 터커와 같은 액션파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영화의 긴장감과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왜 제5원소인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줄거리를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1914년 이집트의 어느 피라미드 발굴 현장에서 한 노학자가 지구의 미래를 바꿔 놓을 대비밀을 밝혀내는데 바로 피라미드의 벽에 새겨진 ‘5개 원소의 비밀이었다. 그 비밀의 내용인즉 ‘5개의 원소는 물, , 바람, 흙을 상징하는 돌들이며 절대인간과 결합하여 우주 끝까지 창조의 빛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는 비밀이었다.

<그림1> 피라미드 벽면에 새겨진 5개의 원소. 이들 원소가 지구를 구할 것이라는 단서를 찾게 된다.
‘5개 원소의 비밀에 대해서는 특정 신부를 통해 전해지게 된다. 300년이 지난후 지구에 거대한 괴행성이 다가오면서 지구는 비상상태에 돌입하게 되고 적절한 대응방법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피라미드의 성직자인 코넬리우스(이안 홀름 역)300년전 예언대로 악마가 다가온 것임을 주장하고 예언처럼 행성인 몬도새완이 5개의 원소를 가지고 찾아와 지구를 구해 줄 것이라 설득한다.

피라미드 벽면에 기술된 기록에 의하면 5000년마다 세상이 바뀌고 악마가 찾아오는데, 이때 물, , 바람, 흙을 상징하는 4개의 돌(4개의 원소)이 절대인간(5원소)과 결합해 세상을 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 네 개의 요소가 악마와 결합하면 지구는 악마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전하고 있다. 예언처럼 네 개의 원소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행성인 몬도새완이 지구를 찾지만, 지구에 접근하기도 전에 만갈로라는 우주 해적에 의해 격추되고 만다.

<그림2> ‘악은 악을 낳는다’는 언급만큼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단어는 없는 것 같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그러나 지구 과학자들은 추락현장에서 수습된 몬도새완의 한쪽팔의 유전자를 재합성하여 인간을 만들어낸다. 급속하게 발달한 인간복제기술과 인간이기 이전에 사물로 바라보는 생명윤리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림3> 신체의 일부만으로 유전자활용을 통해 인간의 골격을 만들고(위) 인간의 신경을 만드는(아래)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간을 복제하는 장면.
<그림4> 밀폐공간속에 만들어진 복제인간 리루와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과학자들의 모습. 생명윤리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재합성된 인간은 신비한 외모에 빨간머리를 가진 리루(밀라 요보비치 역)이었다. 리루는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에 당황해 실험실을 뚫고 경찰의 눈을 피해 달아나다 우연히 에어캡에 떨어지게 되면서 전직 연방 요원 출신의 코벤 달라스(브루스 윌리스 역)를 만나게 된다.

경찰추격을 피해 코벤은 리루를 통해 피라미드 관리이자 신부인 코넬리우스를 찾아 5개의 원소를 찾는데 도움을 주게 되는데 전직연방요원으로서 명성을 날렸던 코벤 달라스 자신도 연방정부로 부터 5개의 원소를 찾아오도록 명령을 받아 활약하게 되고 지구의 종말을 구한다는 줄거리이다.

영화 5원소의 후반부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인류를 살리기 위한 5개 원소중 물, , 바람, 흙의 4개 원소 이외에 5번째 원소는 주인공 리루 자신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랑이라는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된 영화속 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리루 : “인간들은 이상해요.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해 창조해요. 파괴시킬 게 뻔한데 뭐 하러 구해요?”

코벤 : “리루...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아직도... 구할 가치가 있는 게 많아. 아름다운 것들이.”

리루 : “사랑처럼?”

코벤 : “그래! 사랑처럼... 맞아. 아주 좋은 예야. 구할 가치가 있지

<그림5> 대화를 통해 창조적 파괴의 모순을 지적하고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사랑 혹은 그와 유사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보편적 해석은 인간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랑을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평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제5원소는 두 가지 이슈를 강하게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 첫 번째 이슈는 과학기술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 이슈는 사랑, 평화, 생명존중에 대한 이야기이다.

먼저 과학기술의 발달에 대한 이슈는 핵발전, BT(생명기술), IT(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하여 인류사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악이용될 때 얼마나 끔직한 결과를 초래하는가에 대한 경고라 할 수 있다. 지구를 구할 절대선(絶對善) 5원소인 루비는 전쟁(WAR)에 대한 과거 300년간의 기록들을 들여다보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린다.

<그림6> 리루가 과거 300년동안 있었던 일들을 찾는 과정속에 전쟁이라는 단어를 통해 처참한 인류전쟁사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것은 인간이 인간을 잔인하게 살상하고 맹목적인 목적만을 추구하는 인류사의 모습에 절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속에 수많은 도시와 건축이 파괴되고 삶 그 자체도 말살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굳이 300년후의 모습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을 다시 들여다 볼 때 주인공 루비가 보고 있는 장면들은 사실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 이슈인 사랑, 평화, 생명존중은 과학문명발달로 인해 소외되어가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회복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대화중에 악의 상징인 조구회장은 약간의 파괴를 통해서 많은 생명을 장려하는 거요라는 괴변(怪變)을 이야기하지만 본인은 정작 제리 하나에 목숨을 잃을 뻔하게 되는 장면에서 스스로 모순임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5원소에서는 전쟁과 평화’, ‘악과 선’, ‘갈등과 화해라는 대립적 구도를 통해 평화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4개 원소인 물, , 바람, 흙은 인간활동의 가장 기초적인 원소이지만 핵발전, BT(생명기술), IT(통신기술)등 과학기술에도 사용되는 주요자원이기도하다. 따라서 주인공 루비, 5원소는 바로 인간이며 동시에 물, , 바람, 흙의 4개 원소를 통합하는 혹은 통제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이는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것이 선()이 될 수도 있고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미래세계가 아니라 현실세계에 초점을 돌려 이야기 해 보자. 정보화사회의 흐름은 기존의 아날로그 사회와 달리 디지털화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교통, 교육, 사무업무 등에 있어서 우리사회의 상당부분에 걸쳐 정보통신의 혜택을 누리고 있기도 하다.

<그림7> 영화속의 미래도시는 공중부양자동차를 비롯하여 각종 첨단장비에 의해 운영되는 도시시스템이다.
이와 같은 디지털 문화양식의 확산은 도시주거환경 변화의 가속화와 디지털 제품·서비스와의 융합 등 새로운 문화와 산업조성으로 크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거공간의 경우 과거 주택이 주거와 휴식장소 개념위주였다면 U-City가 정착되면 지식창출과 정보 공유 등이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 디지털 주거환경을 기초로 변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커뮤니티와 달리 차세대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임과 활동을 중시하고 개인생활을 중시하면서도 공동체적 의식을 갖는 생활공간계획은 고전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수법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적 목적과 필요에 의한 조성된 물리적 공간(U-City 등 포함)은 궁극적으로 우리들의 생활을 크게 좌우하게 되는데 대기와 토양 속의 유해한 화학물질이 신체적인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경의 다른 특징들도 또한 정신과 사회적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다. 왜냐하면 건축설계와 커뮤니티의 구조(형태)는 모두 인간의 생활과 일상적 활동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디지털만으로는 인간의 감성을 움직이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주의 조낭정신 역시 전통마을의 잘 짜여진 인간중심의 생활공간구조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도시공간 속에 적절한 소유의 구분과 연결, 그리고 지역주민 사이의 관심과 지원, 감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짐으로서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디자인하는 것 이것이 도시디자인이다. 이렇게 조성된 도시건축이 바로 평화스러운 삶의 공간이 아니겠는가?

특히 제주도가 지향하는 국제자유도시 구축을 위해서는 사랑, 평화, 믿음과 신뢰, 생명존중으로 연결되는 건전한 지역공동체를 바탕으로 지역의 역사문화와 디지털과 융합되는 새로운 생활공간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모색되는 것은 평화의 섬 제주도 이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 일본 효고현 장수사회연구소 연구원
- 제주 도시건축을 이야기하등 저서 다수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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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3-05-30 09:39:26
플라톤의 '미메시스'에서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에 대한 이해없이 영화 '매트릭스'를 논할 수 없듯이, 벅민스터 플러 없이 영화 '제5원소'의 도시와 건축을 이야기 할 순 없지요. 글쓴이의 밑천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제주도민 2013-05-29 13:26:53
김태일 교수님 글보다.. 님의 댓글이 훨씬 조잡하고 가벼운 거 같은데요?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다고 해서 아무런 근거 없이 폄훼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이 수준 이하라는 걸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도민 2013-05-28 22:53:45
조잡하고 가벼운 글쓰기 그만 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