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천 하류 지역은 제주도내에서도 광범위한 고대 유적 분포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일 제주도내 4개 박물관 공동 학술조사단의 첫 탐사에서도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바위그늘 유적 1곳이 확인됐다.
공동조사단 일행이 색달동 교차로 밑에서부터 바다쪽을 향해 중문천 계곡을 조사하던 중 제주대박물관의 김종찬 학예연구사가 바위그늘 유적을 발견한 것이었다. 색달동 고인돌 유적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점이었다. 고인돌을 만든 이들이 이 일대에 집단 주거지를 이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바위그늘 안의 바닥을 조심스럽게 파보니 바닷가에서 채취한 해산물의 껍데기 등이 나온다. 임시 거처로도 활용됐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김종찬 연구사는 “보통 고인돌은 주거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고인돌과 바위그늘 유적이 발견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이 일대에 대규모 마을 유적이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문 향토지에서는 이 바위그늘 유적에 대해 ‘상여궤(생이궤)’라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례를 지내면서 상여 보관 장소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김 연구사는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 이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임시 거처라든가 사냥 전초기지 등 다용도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색달동 고인돌 뿐만 아니라 남원읍 신례리나 예래동, 하논 유적 등 산남 지역은 제주시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유적이 훨씬 많다”고 체계적인 학술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문천 일대 뿐만 아니라 서귀포 지역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문화재 지표조사조차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가 이번 학술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유적이 새롭게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연구사에 따르면 서귀포 지역은 거의 전 지역이 거대한 박물관이나 마찬가지다. 우선 현재 퍼시픽랜드가 들어서 있는 위쪽 지역도 유물 산포 지역 중 한 곳이다. 또 이미 대규모 개발이 진행된 중문관광단지는 물론 현재 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인 예래동 휴양형주가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곳도 광범위한 마을 유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조사단 일행은 중문천을 거의 다 내려와서 베릿내오름 자락에 있는 동굴 유적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미 동굴유적으로 보고돼 있지만 아직 발굴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곳이다.
입구는 허리를 잔뜩 구부려야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크기지만, 동굴 안으로 들어서니 꽤 널찍한 공간이다.
김종찬 연구사는 “제주도내에 있는 동굴 유적인 바위그늘을 포함해 모두 40여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동굴 유적으로 조천읍 북촌리에 있는 바위그늘 유적을 꼽았다.
동굴 유적을 나와 베릿내 포구 쪽으로 가다 보니 화려한 색깔의 천이 길게 드리워진 신당이 눈에 들어온다.
중문천 물길과 바다에 기대 삶을 이어온 옛 제주인들에게 이 신당은 어떤 곳이었을까? 또 그들은 이 신당에서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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