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살맛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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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제주
  • 승인 2013.03.12 13: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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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귀포시 공간정보관리담당 고관혁

서귀포시 공간정보관리담당 고관혁
처음 보는 사람의 밥값이나 교통비를 의미 없이 지불해 본 적이 있는가. 어느 책에서 작가는 말했다. 차례를 기다리는 생면부지의 뒷사람 공연비 또는 이용료 등을 사심 없이 대납해보면 묘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게다가 작가는 의아한 표정으로 상대방이 쳐다볼 땐 “당신도 주는 행복을 경험하고 싶다면 저처럼 해보세요.”라는 말을 하라고 덧붙였다.

아들과 중식 음식점에 갔다. 옆 테이블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누나와 초등학교 동생이 짜장면을 먹고 있었다. 허겁지겁 먹는 동생에게 누나는 자기 짜장면을 덜어주면서 “천천히 먹으라”고 말했다. 자신도 한창 먹을 나이인데도 말이다.

마음 같아선 요리라도 하나 시켜주고 싶었다. 그러나 자칫 동정한다고 자존심 상해할까봐 선뜻 그러지 못했다. 나오면서 그 테이블 요금까지 살짝 계산하고 나왔다. 종업원에게는 애들이 음식 다 먹고 갈 때까지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차에 타고 느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그리고 다짐했다. 표 나지 않게 요정도만이라도 누군가에게 베풀며 살자고.

며칠 전 일이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해변도로를 지날 때였다. 동화 속 장면처럼 모래 바람이 휘날리는데 남루한 노인 한 분이 옷깃을 여미며 구부정하게 지팡이를 집고 걸어가고 있었다. 강풍으로 걷기 힘들었는지 손을 흔들며 지나는 차를 향해 태워 달라는 표시를 했다. 모든 차들은 노인을 무시했다. 나 역시 노인의 시선을 피해 지나쳤다.

마음 한 구석에는 태우고픈 생각도 있었지만, 악취가 나거나 시트도 더러워 질 것 같아 거부했던 것이다. 300여 미터를 가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이정도 밖에 안 됐었나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차를 다시 돌렸다. “날씨 춥지 예? 어디까지 가셤수과?”라며 목적지까지 할아버지를 모셔다 드렸다.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편했다. 절대자가 시험하는 내 선행 평가에, 가까스로 통과했다는 안도의 마음도 스쳐갔다.

윤회와 환생을 믿는 인도에서는 구걸하는 거지에게 돈을 줘도 고맙다는 인사나 감사의 표정을 짓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남을 도와 복 받는 대상은 적선한 사람이니 도움 받는 거지는 고마워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다시 말해 천국에 갈 기회를 내가 너에게 줬으니 인사는 오히려 거지인 내가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불가에서는 누군가에게 돌려받기를 기대하고 베푸는 보시는 진정한 보시가 아니라고 했다.

세상은 각박해지고 인정은 메말라 간다고 사람들은 걱정한다. 언론에는 흉악한 사건, 사고 기사가 넘쳐난다. 그러나 간혹 그중에서 훈훈한 기사를 접할 땐 마음이 따뜻하다. 이런 기사에는 꼭 붙는 댓글이 있다. “아직까진 살만한 세상이네요.”라는 글이다. 우리들 자신에게 물어 보자. ‘나는 살만한 세상을 위해 순수하게 노력해 본 적이 있었나.’ 지금부터라도 바꿔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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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2013-03-12 17: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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