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바람길을 아십니까?
바람길을 아십니까?
  • 정수진
  • 승인 2012.12.05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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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2학년 정수진

어느 날 길을 지나가다 누군가 도를 아십니까?’ 물어본다면 나는 바람길()을 아십니까?’ 되물어 볼 것이다. 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내가 바람 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불과 두 달 전의 일이다. 학교에서 전공 과목으로 배우는 환경정책론시간에 우리가 탐구해봐야 할 환경에 관한 주제를 정하면서 그동안 제기돼왔던 문제가 아닌, 색다른 문제를 탐구 발표하고자 바람 길을 주제로 정하고 무작정 전문가를 찾고 인터뷰했다.

바람 길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도시 내에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막지 않도록 건축물을 배치하여 도시 열섬 현상을 방지하고 미기후 조절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가장 잘 시행되는 곳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이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도 최근 들어 도시 개발 정책수립 과정에서부터 바람 길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도심의 건물을 재배치하지 않는 이상, 그리고 현재까지 만들어진 건물들 때문에 바람 길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전문가들에게 요구하였으나 그들은 그저 웃으며 돈 문제야. 물론 바람 길이 고려된다면 좋겠지.” 라는 답변만을 우리에게 남겼다.

인터뷰에 응해주었던 공학을 전공하는 친구도 환경공학과는 한국에서 20년째 유망학과로 꼽혀, 근데 기업은 환경공학도를 이윤을 낼 수 없는 인재들로 생각하고 채용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유망학과야.”

크게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던 과제였는데, 결국 우리는 실질적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과제 발표 당일에도 학생들로부터 대안이 없네.” “그래서 결론은?” 과 같은 질타 아닌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그렇게 실망스러운 발표를 마치고 도서관 책상 앞에서 나는 주제를 꺼냈던 전문가, 기업에 고용되지 않는 환경 공학 유망주를 떠올리며 바람 길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확실히 환경을 정비하고 자연을 고려한 개발을 한다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으로 볼 때 기존 개발론으로 생각하면 절대 있을 수 없는 방법이다.

지구 온난화, 태평양 쓰레기 섬 문제, 해양 오염 등 다양한 환경 주제들이 앞에 가로 막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업이 비용으로만 바라보는 환경공학은 유망학과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인재들을 사회에서 받아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 늦었는지, 적기인지 잘 모르겠으나 다행히도 요즈음 녹색 성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학교 내에서도 녹색 성장에 관한 주제 발표를 활발히 하고 있고, 제주도내에서도 스마트 그리드를 통한 녹색 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제까지 에 가로막혀 환경을 비용으로 생각했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환경과 손을 잡고 가는 발전이다. 이에 대해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환경에 대해 무지했던 나를 변화시켰던 지난 두 달 간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 전문가 분들께 감사 드리며 같이 공부했던 학우들에게도 각자의 환경 연구가 앞으로 삶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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