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작은 학교 살리는 정책'으로 전환하길 기대하며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작은 학교 살리는 정책'으로 전환하길 기대하며
  • 고기봉
  • 승인 2012.11.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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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고 살리기 추진위 고기봉

성산고 살리기 추진위 고기봉
제주도와 교육과학기술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정책'이 작은 학교를 없애기 위한 하책이라면 강원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살리기'는 글자 그대로 작은 학교 나름의 경쟁력을 키워 작은 학교를 살리는 상책이라 할 수 있다.

강원도가 ‘해당 지역의 특수한 여건으로 학교 유지가 불가피한 경우’와 ‘적정 통학거리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학생 수 20명 이상 유지 가능한 학교’ 등은 통폐합 제외 대상으로 한 것도 그런 이유다.

학생 수 20~60명인 학교를 ‘작고 아름다운 학교’로 지정해 중·장기계획에 따라 육성하는 전라북도의 사례도 제주와는 판이하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은 교육뿐 아니라 농어촌의 삶까지 황폐화시키는 지역 차별화 정책이다. 농어촌에 살고 있고, 학생 수가 적은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차별을 받아야 하는 것은 교육의 근본 목적과도 맞지 않은 행위다.

즉 작은 학교 통폐합의 정책은 마치 갯벌의 소중함을 모르고 무작정 간척사업을 하던 시대의 정책을 보는 것 같다. 작은 학교는 단순히 학생 수만 가지고 없앨 수 있는 소모품도 아니며 계산기를 두드려 계산될 수 있는 대상이 절대 아니다.

작은 학교는 그 지역의 문화적 소산이며 그 마을이 지금까지 존재하는 이유이자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내 고향과도 같은 존재이다. 모두들 도시로 향할 때 묵묵히 농산어촌을 지키며 지역의 숨결을 지켜온 사람들과 그들의 희망인 아이들이 자라는 곳이다.

그런데 제주도교육청은 2014년까지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 계획에 따라 2012년 풍천교와 수산교를 시작으로 총 13개교를 순차적으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정책이 실시된다면 그들의 웃음과 꿈과 행복은 경제라는 논리로 사라지고 짓밟히게 되는 것이다.

지금 제주도 읍, 면 지역 작은 학교들은 큰 학교와의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작은 학교 살리기가 아니라 작은 학교 살아남기에 전력을 다 하고 있다. 하루 빨리 소규모 학교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분교장과 소규모 학교에 대한 차등 지원은 농어촌교육환경을 피폐화시키고 있다. 결국 소규모 학교 차별정책이 소규모 학교의 폐교나 통합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반복이 소규모 학교 폐교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소규모 학교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 투자가 절실하다.

농어촌의 학교 규모,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교육 과정 개발은 폐교 직전의 소규모 학교를 명문 학교로 바꿔 놓을 수 있다. 새로운 농어촌학교의 모델 개발은 농어촌지역과 도시지역의 교육문제를 동시에 완화시키는 대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폐화된 농어촌 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농어촌교육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 또한 제주도의회가 통폐합 위기에 놓인 농·어촌의 ‘작은 학교’ 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학생 한 명의 이름을 불러 줄 수 있고 학생의 표정 하나 하나를 살펴줄 수 있는 그런 학교를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아닐까?

작은 학교가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으로 세계 앞에 우뚝 설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부디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을 '작은 학교 살리는 정책'으로 전환하기를 기대한다. <성산읍을 사랑하는 사람, 성산고 살리기 추진위 고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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