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유니세프 씨엠립을 다녀와서
유니세프 씨엠립을 다녀와서
  • 미디어제주
  • 승인 2012.10.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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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문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강문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활동 중인 현지 선교단체의 안내를 받아 유니세프 원정체험을 다녀왔다.

18명으로 구성된 참가단은 학교 시설을 세 곳으로 나누어 놀이터 보수 작업, 어린이 간호 및 목욕 봉사, 나무 정지 작업을 중점 실시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세 번의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곳곳마다 부딪히는 항공화물과의 전쟁이었다. 6개월여의 준비 기간동안 걷은 엄청난 생활용품이 항공기 화물 중량을 초과하면서 통사정으로 심사대를 통과해야 했던 것과 특히 고지절단톱, 전정가위와 같은 작업도구의 반입 절차가 가장 어려웠었다.

이틀의 짧은 체험 봉사를 마치고 우리나라 70년대와 비슷한 재래시장 등 현지 오지 곳곳을 살피면서 가난의 대물림과 악순환 굴레의 원인을 나름대로 찾고 돌아왔다.

현지인들은 대한민국을 ‘정이 많은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학교 시설과 우물 사업 등 대기업은 물론, 선교단체들의 지원이 그것이었고, 한류의 영향도 한 몫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체험으로 느꼈다. 이곳 오지까지 비록 몇몇에 불과하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학교시설에서 배움을 통해 가난의 속국을 벗어나려는 의지는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한국 관광객을 뒤쫓으며 가는 곳곳마다 물건 파는 일에, 구걸하는 일에 내버려진 지구촌 아이들, 막노동 하루 일당이 3불이고, 유치원 교사 월급이 80불 안팎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도나도 일을 내팽기면서 당장의 눈앞의 이익만을 택하고 있다는 점, 더욱 안타까운 것은 고기 잡는 방법 대신에 직접 물고기를 잡아주고 있는 그런 일에 우리 한국 관광객들이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점은 현지 선교단체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1달러”를 입에 달면서 미래를 내던진 아이들, 어리고 더욱 연약할수록 돈벌이가 되는, 아무리 좋은 옷가지를 주어도 내팽겨 두고 찢어진 옷가지로 동정을 구걸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나라에서의 가난은 끝이 없어 보였다.

아무리 눈 앞에서 헐벗고 굶주린 어린아이지만, 할 수만 있다면 채찍을 꺼내들고 배움의 현장으로 그들을 내보내고 싶은 심정만 와 닿았다.

무작정식의 도움보다는 현지 학교에 참가자들의 정성을 모아 책걸상 등 비품을 현지 맞춤형으로 제작하고, 교과서 구입과 같은 이번 유니세프 참가단의 사례와 같이 현지 학교에 아이들을 불러 모으려는 유인책 개발이 시급한 과제라는 사실도 절실히 깨달았다.

우리 서귀포시는 지난 2011년 11월 유니세프에 가입되었다. 지구촌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생존과 보호, 발달, 참여권 등 어린이 인권이 하루빨리 바로 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일상 업무에 복귀했다. <강문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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