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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삶의 터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 간절한 외침
“강정마을, 삶의 터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 간절한 외침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9.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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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IUCN 임원들과 강정마을 주민 간담회 … 긴급 발의안 의제선정위 1차 관문서 검토중

11일 강정마을의례회관에서 마련된 IUCN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5년 반이 넘도록 이어져온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불법, 부당성을 강정마을 주민들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임원들에게 하소연하기에 2시간의 간담회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IUCN 임원들과의 간담회가 11일 오후 2시부터 강정마을의례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다이애나 샌드 IUCN 부총재 등 임원들과 6개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비롯, 해양환경 전문가 등을 포함해 2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과 고권일 반대대책위 위원장,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이 국책사업을 빙자한 환경파괴 행위이자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는 사업임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강동균 회장은 제주해군기지 사업 추진과정을 소개하면서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아름다운 강정마을을 지키고, 그 땅을 우리의 후손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물려주고자 하는 것 뿐”이라면서 “여러분들이 CHN이 준비한 해군기지 반대 발의안을 통과시켜 강정마을이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찾아오는 곳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오늘(11일) 오전 해군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해군기지가 친환경공법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한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정부가 이중, 삼중으로 보호지역으로 지정해놓은 곳을 주민 동의도 없이 훼손하고 있는 곳이 바로 제주해군기지 공사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고권일 반대대책위 위원장은 제주해군기지의 항로 법선 변경으로 인한 생물권보전지역 침범 문제와 항로의 회전곡률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군은 전혀 입지 조건도 맞지 않은 곳에 군항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엉터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강정마을회 관계자들이 간담회에서 제주해군기지 사업 추진의 부당성을 제기한 뒤 한 IUCN 임원이 질문을 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다이애나 샌드 IUCN 부총재.

이에 남아공에서 왔다는 한 여성 임원이 “IUCN이 현재 단계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강 회장은 “일본 야마구치현에서는 무려 95%나 진행된 댐 공사를 중지시킨 사례도 있다”면서 “해군에서는 공정률이 20% 가량 진행된 상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10% 정도밖에 진행되지 못한 사업이므로 당장 공사를 중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한다”고 발의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재차 호소했다.

또 네덜란드에서 온 변호사 엘리다 엘리자베스씨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용기 있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번 총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돼 강정마을의 환경과 인권이 인정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이애나 샌드 IUCN 부총재는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법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 파괴 부분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얘기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2시간여 동안 간담회를 마친 뒤 IUCN 관계자들은 강정포구로 이동, 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확인하고 이날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한편 CHN(Center of Human and Nature, 인간과 자연의 모임)이 긴급 안건으로 상정을 추진 중인 해군기지 반대 발의안은 현재 의제선정위원회에서 발의안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가 검토중인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영배 IUCN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긴급 발의안의 경우 IUCN 정관에 명시된 5가지 조건 중 3가지 이상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발의안이 의제선정위를 거쳐 총회에 상정되도 반대 의견이 제시되면 다시 컨택트 그룹에서 토론을 통해 수정 여부에 대한 논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IUCN 임원들이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제주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보기 위해 강정 포구로 이동하고 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강정포구에서 제주해군기지 공사 현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정포구 방파제 끝에서 제주해군기지 공사 현장 쪽을 바라보고 있는 IUCN 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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