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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공부만 하면 될 것이라는 전제를 뒤집어라”
“여성들이여! 공부만 하면 될 것이라는 전제를 뒤집어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2.09.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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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평론가 고미숙 박사 여성청소년 리더십 인문학 강좌서 강조

고미숙 박사가 도내 여고생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하고 있다.
여성의 시대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진정 여성의 시대는 오긴 온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아니다.

고미숙 박사(고전평론가)는 넘쳐나는 지식의 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을 향해 전제를 깨라고 요구했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이날 고미숙 박사는 제주도의회 여성특별위원회(위원장 이선화 의원)가 제주도내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고미숙 박사가 말하는 몸·마음·세계라는 주제의 여성청소년 리더십 인문학 강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전제지식만 축적하면 모든 게 가능할 것이다는 사고였다. 고교생이라면 누구나 대학을 위해, 그것도 명문대를 겨냥해 밤낮으로 책상에 앉아 지식만 습득하면 자신이 바라는 환상적인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고미숙 박사는 그런 전제를 깨라고 했다.

전제를 깨지 않고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해요. 사람들은 공부만 하면 자신의 자유와 행복해줄 것으로 생각하죠. 그러면 배운만큼 행복한가요? 스펙들을 쌓고 하는데 왜 우리는 멘붕인가. 그러면 이렇게 살지 말아야 해요.”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얘를 고전에서 꺼내들었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통해 달라지는 자신을 만들라고 했다.

열하일기는 세계 최고의 여행기입니다. 여기엔 글쓰기의 모든 게 담겨 있어요. 공부가 지성이 되는 길이 여기에서 펼쳐져요. 연암은 어떤 대상을 만났을 때 왕성한 호기심으로 대상을 탐구합니다. 글 안에서 그는 항상 자신이 주인공이어서 재미가 있죠. 이렇듯 지성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지식은 어제 배운 것에 플러스를 하는 것이지만 지성은 어제 배운 전제를 뒤집어엎을 수 있는 것입니다.”

고미숙 박사는 스스로가 열하일기를 통해 바뀐 자신을 설명했다.

제주도의회 여성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여성청소년 리더십 인문학 강좌에 참가한 학생들.
지식만 담으면 뇌만 스트레스를 받아요. 남보다 많이 아는 게 기쁨이 아니라, 어제와 다른 걸 아는 게 기쁨이죠. 젊어지는 최고의 방법은 배움입니다. 그 배움을 앎과 삶이 일치해야 하고, 그것이 지성인 것이죠.”

어찌보면 고미숙 박사의 이날 강좌는 지식만 담으려는 현 입시위주 사회에 대한 강한 비판이기도 했다. 그러나 고미숙 박사의 비판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여야 한다는 점을 이날 새삼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좌는 도내 여고 1학년 100여명의 학생들이 경청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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