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논쟁에 불이 붙었다. <미디어제주> 등 도내 일부 언론에서만 다뤄지던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문제가 중앙지는 물론 트위터 등 SNS를 통해서도 파급되면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철거’만 외치던 제주도정도 세계 건축계의 거장인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작품이라는 점은 인지하는 분위기다. 이는 ‘카사 델 아구아’가 언론에 지속적으로 표출된 영향이 없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제주 행정의 기본적인 틀이 바뀐 건 아니다. 그래서 아쉽다. 지난 17일 KBS제주 ‘집중진단 제주’ 코너를 통해 들여다본 행정의 사고는 ‘그대로’임을 입증해 보였다.
이날 토론회 자리는 이선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한동주 제주도 문화스포츠관광 국장, 김태일 제주대 교수, 김보영 제주국제대 교수 등이 자리를 함께 해 ‘카사 델 아구아’ 보존 방법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레고레타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을 했다. 그럼에도 해법은 달랐다. 행정의 대표로 나온 한동주 국장은 여전히 ‘모델하우스이기에 철거 대상’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모델하우스는 철거 대상이기에 다시 지으면 된다. 그러면 또다른 생명력을 가진다. 철거해서 복원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동주 국장은 덧붙여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해서 기존 법을 넘어야 하는가. 법은 지켜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며 ‘법대로’를 강조했다.
법을 지켜야 한다는 행정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불법으로 지어진 건축물을 시일이 지나서 양성화해주는 행정의 조치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
더욱이 ‘다시 지으면 된다’는 발상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문제는 현재 ‘땅 위에 그대로 있는’ 건물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지, 허물어지고 파괴된 건물을 다시 짓자는 논의가 아니다.
때문에 있는 건물을 허물어뜨리고 다른 곳에 ‘다시 지으면 된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레고레타가 ‘더 갤리리 카사 델 아구아’를 가슴에 품을 때는 제주의 바람과 바다와 하늘을 충분히 이해를 한 상태에서 도면에 손을 댔다. 건물에 서 있을 때 바다를 바라보는 관점, 이 건물은 어느 곳에서 빛을 가장 잘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들이 들어 있다. 그건 달랑 건축물만 존재하면 되는 것 이상의 것이 있다.
건축물은 주위 풍경과 어울리는 관점에서 바라볼 때라야 진정성이 있다. 건축가는 절대 같은 도면을 그릴 수 없다. 이유는 작품을 만들 때마다 주변의 풍광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사 델 아구아’도 바로 지금 그 자리에 있을 때라야 존재가치가 생긴다. 그런데 그걸 허물어서 다른 곳에 짓는다? 이해할 수 없다. 파르테논 신전을 제주도에 세워놓겠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연한 말씀 아닌가요?? 법대로 하는게 그러길래 조건부 허가를 해주지 말아야지 철거조건부 허가가 말썽이지요 속담에 어디갈때 다르고 나올때 다르다 꼭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