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귤’. 일본어로는 ‘나츠미캉’이라고 부르는 하귤을 대체 영어로 뭘까. 삼성여고 미네르바 동아리 학생들이 이같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이들 학생이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건 어느 외국인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삼성여고 3학년 강지욱 학생 등이 하굣길에 외국인을 만나게 됐고, 이 외국인으로부터 하귤나무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 학생들은 나름대로 ‘하귤’을 설명했으나 영어로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결국 강지욱 학생을 비롯해 강승주 윤다솜 한수현 학생들이 지난 2월 서귀포시청 인터넷 신문고에 ‘하귤나무에 대한 정보와 나무 이름표 달기’의 타당성을 제안했다. 이들의 제안은 곧바로 받아들여졌다. 서귀포시청이 하귤나무에 대한 정보를 주고, 이름표 달기도 허락한 것.
이런 과정을 거쳐 하귤나무는 영어로 ‘왓슨 포멜로(watson pomelo)’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원예학 등의 정보를 통해 얻게 됐다.
강지욱 등 학생들은 하귤나무에 영어 이름표 달아주기 작업을 시도했다. 지난 19일 제주올레 6코스에 널린 하귤나무 20그루에 ‘왓슨 포멜로’라는 영어이름을 달아준 것.
삼성여고 미네르바 동아리 회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레 6코스를 중심으로 중국어와 일본어로 된 이름표 달기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여고 고순옥 교사는 “학생들이 외국인을 만났을 때 ‘하귤나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며 “이번 학생들의 활동을 계기로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이 서귀포시의 친절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