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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 이야기가 주는 교훈
참게 이야기가 주는 교훈
  • 미디어제주
  • 승인 2012.01.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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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동홍동장/수필가

김영진 동홍동장
희망찬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다. 매일 아침 해는 떠오르지만 연초에 솟아오르는 해는 왜 그렇게 눈부시고 찬란한지, 그래서 모두들 일출을 보러가는가 싶다.

어느 해 다사다난(多事多難)하지 않았던 해가 없었지만, 특히 지난해는 참으로 유난히 어렵고 힘겨운 1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올해 역시 강조하지 않아도 변화와 도전이 요구되는 다변화된 환경이 우리앞에 닥쳐올 것이다. 갈등과 반목이 세대와 지역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지속되고 있어 한시도 편한 날이 없을 것 같다.

언젠가 외국인이 쓴 글에서 우리 한국인을 “항아리 속의 참게”로 비유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참게의 속성을 알 수 있는 다음 시를 읽어보면 왜 그렇게 비유했는지 알 듯도 하다.

『섬진강 매운탕 집 뒤뜰에 큰 항아리 가득 참게가 들어 있는데 그 항아리 뚜껑이 없어 다 도망가지 않을까 물으니 걱정 없지요 참게란 놈들 참 이상한 놈들이어서 한 놈이 도망을 가려고 기어오르면 밑에 다른 놈들이 꼭 그놈의 다리를 붙잡아 끄집어내려 놓고 말지요. 아무리 뚜껑을 열어 놓아도 결국 한 놈도 지척인 강으로 못 돌아간다는, 참게들 이야기 듣다가 그렇구나,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다 그만 섬뜩해집니다』

이 시는 김인호 시인의 '참게 이야기' 전문인데, 섬진강 민물에 사는 참게는 털이 많고 발톱이 날카로워 깊은 항아리 속에 넣어도 잘 기어 나오는데 여러 마리를 함께 넣어 놓으면 한 마리도 밖으로 기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먼저 기어 나오려는 참게를 다른 참게들이 용납하지 않고 뒷다리를 물고 끌어내리거나 들러붙어 계속 떨어지기를 반복할 뿐이다. 그래서 아무도 그 항아리를 기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형태가 바로 외국인은 '한국인의 남의 뒷다리 잡기'라고 지적하였다. 한 마리가 앞에서 끌어주던지 아니면 뒤에서 나가라고 밀어주면 될 것을 참으로 어리석음이 아닐 수 없다. 남을 시기하는 마음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못하는 눈을 가져서는 안된다.

세상이 변하고 환경이 바뀌었는데 내일이면 매운탕이 될걸 모르고 항아리속이 섬진강 물속인줄만 알고 북적거리며 사는 어리석음, 섬진강 참게 녀석들의 어리석은 마음은 갖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가 앞서지 않고 남을 먼저 앞서도록 도와 준다면, 내가 스스로 앞서지 않아도 어느새 앞서게 되는 게 세상의 이치라고 한다.

올해 4월과 12월에는 20년만에 총선(總選)과 대선(大選)이 함께 치러지는 해이다. 이로 인하여 아마도 갈등과 반목이 계속될 것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남이 잘되는 꼴을 못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항아리속처럼 좁은 지역에서 서로가 서로를 끌어내리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할 것이다.

2012년은 용띠해로 용은 권위와 풍요로움 그리고 상서로움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고 우리 문화에서는 희망과 용기 그리고 비상(飛上)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온다는 말이 있듯이 어떠한 고난이 있어도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고 도전해 나가야 한다.

우리 모두가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그 동안의 모든 위기로부터 탈출하여 힘차게 비상하는 대길(大吉)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영진 동홍동장/수필가>

 

* 이 글은 미디어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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