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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경관 상징조형물 흉물 될까, 세계적 랜드마크 될까
7대 경관 상징조형물 흉물 될까, 세계적 랜드마크 될까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12.29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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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제주도, 7대 자연경관 후속 조치 추진…상징조형물 등 설치 계획

29일 제주도청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후속 조치 계획 추진 보고회.
세계 7대 자연경관 후속조치가 드디어 시작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9일 제주도청 4층 회의실에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후속조치 보고회를 열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후속조치 보고회를 보니 할 일이 숱하다. 민관공동기획단을 꾸리는 것에서부터 자문위원회 운영, 국제교류재단 설립 등 일을 해도 해도 모자랄 판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제주도서는 커다란 선물이다. 이 선물을 어떻게 풀어내서 선물의 가치를 극대화시킬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형식적인 회의를 통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을 내놓고 바로 이것이다고 해서는 안된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통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제주도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일이다. 그렇다면 제주도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날 보고회에서 눈길을 끄는 건 인증서 동판과 상징조형물 설치와 관련된 업무들이다. 이런 업무는 없어도 될 듯하지만 잘만 활용한다면 조형물 설치의 수백배, 수천배에 달하는 엄청난 효과를 끌어들일 수 있다.

구스타프 에펠이 설계한 에펠탑이나 에이토르 다 시우바 코스타가 디자인을 맡은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이외른 우촌이 설계한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등을 바라보면 상징조형물이 갖는 의미를 알 만하다. 에펠탑은 1889년 파리의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세워진 철탑이다. 당시 지식인들의 거센 반대가 일었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는 신출내기 건축가의 설계를 받아들여 세계 최고 관광미항인 시드니의 상징물이 됐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앞서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먼저 선정된 건축물이다.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 후속조치의 하나로 상징조형물을 설치할 의향을 비치기에 이처럼 에펠탑 등을 거론해봤다. 이들 세계적인 건축물을 거론한 이유는 상징조형물을 만들 바에는 제대로 하라는 뜻이다. 여기엔 파괴는 없으되, ‘파격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상징물은 파격으로 대응해왔다. 자연와 주변을 억누르는 파괴가 아닌 파격을 할 때라야 상징조형물은 박수를 받는다. 그렇게 하지 못할 바에는 상징조형물 설치를 접는 게 우선이다.

얼마전 제주해녀상을 만들겠다는 제주도의 발상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기억이 있다. 왜 뭇매를 맞았을까. 지역의 정체성을 담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조형성이 가미되지 않는 조형물은 존재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추진중인 7대 자연경관 선정 상징조형물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파괴하지 않고도 파격적일 수 있는 조형물이 됐으면 한다. 그러려면 일을 추진하는 공무원들부터 '파격'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제주도는 구상 단계라면서 상징조형물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회피했다. 어떤 모형일지, 어느 위치에 둬야 할지를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다만 도민의견을 100% 수렴해서 만들겠다는 원론을 얘기했다. 시작단계라니 '파격'이 가미된 상징조형물이 만들어질 것을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얘기했듯이 시작하지 말고 접어햐 한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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