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쉬운 수능으로 논술과 면접전형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면서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강의 1회당 10만원에 달하는 사설 입시학원에 자녀들을 보내느라 등골이 휠 지경이다.
논술학원과 구술면접학원 비용에 대학 전형료까지 합하면 어느새 200만원선이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대학 입학도 하기 전에 '등록금 반값'에 맞먹는 비용이 나가게 되는 셈이다.
16일 학원가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A논술학원의 수시 논술특강 수강료는 1회당 12만~17만원 정도다. 학원 등록에 앞서 학생의 개인 능력에 맞는 반을 배정 받으려면 추가로 20만원을 내고 컨설팅도 받아야 한다.
강남의 B논술학원도 비슷한 수준이다. 모두 8회로 구성된 수시 논술특강 수강료는 105만원. 1회당 13만원 꼴이다. 이렇듯 대부분 강남 일대 논술학원의 수강료는 1회당 최소 7만~최대 17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보통 6회를 기준으로 평균 약 72만원이 지출되는 것이다.
서울대에서만 치르는 정시 논술의 경우 학원 수강료는 대게 더 비싸다. 횟수와 커리큘럼에 따라 비용은 학원마다 다소 차이가 나지만 최소 40만~최대 250만원까지 올라간다. 구술면접을 가르치는 학원들도 1회당 수강료를 적게는 6만원에서 많게는 12만원까지 받고 있다.
또 서울의 4년제 대학의 평균 전형료는 7만원 수준인데 정시모집에서 대학 3곳에 지원하고 수시모집에서 1곳만 지원했더라도 원서비만 40만원 가까이 된다.
결국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의 경우 만약 논술과 구술면접 학원에 다니다 수시에서 떨어지고 정시모집에 지원하게 되면 대학 입학을 위해 드는 비용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더욱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고액 논술이나 면접 과외의 경우 1회당 약 80만원을 넘는 점을 감안한다면 비용은 여기서 '플러스 알파(＋ａ)'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학원 수강료와 대학 입학 전형료에 드는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자녀들을 위해 비용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수능이 끝나면 논술과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대학 입학이 중요하다 보니 돈이 얼마가 들어도 학원을 보낸다"며 "교육비로는 아깝다고 생각 안하고 자녀한테 투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상임대표는 이어 "소위 말하는 '스펙'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다 보면 스펙을 쌓을 틈이 없어 수능이 끝나면 더 힘들게 되는 것"이라며 "학교에 방과 후 논술 교실이 있긴 하지만 학생들은 학원이 낫다고 판단해 학원으로 간다. 학교가 이를 책임져주지 못하는 것에 불만"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논술과 구술면접에 비중을 두고 있는 각 대학 특별전형이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늘리고 사교육을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연구소 김승현 정책실장은 "논술은 학교 교육과정으로는 준비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분명 문제가 있다"며 "대학들이 선발 경쟁에 집착하다보니 논술시험이라는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학생들을 논술 등으로 경쟁시키는 것은 서열을 손쉽게 유지하려는 대학들의 이기적인 생각이 들어 있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