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주도하는 해군이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주민과 평화활동가에 대한 폭력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해군에 의한 폭행당사자 일동은 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의 폭력행위 등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국방부에 민간인 폭행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바다에 입수해 구럼비 해안으로 이동하려는 평화활동가 송강호씨를 해군 특수부대인 SSU가 송씨의 오리발을 빼앗고, 수중에서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군은 심지어 숨을 못쉬게 송씨를 수면아래로 잡아 당기기까지 했다.
해군은 송씨에게 촬영한 카메라라도 빼앗아 바다에 던져 버리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해경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개인물품이라는 사유로 거부했다. 결국 해군기지 반대단체들과 활동가들이 수색 끝에 카메라를 찾아 공개했다.
또한 지난 2일 밤 구럼비 바위를 보기 위해 해군이 설치한 펜스를 넘던 대학생들이 해군에 의해 패대기쳐지고, 여학생이 강제로 끌려 가는 모습도 공개했다.
폭행을 당한 대학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날 해군은 이들 대학생을 어두운 곳으로 끌고가면서 작은 목소리로 '죽여버리겠다'고 속삭이며 폭력을 행사했다.
대학생 중 여성에게도 욕설을 하고, 무릎을 꿇을 것을 요구하면서 발로 무릎을 가격하고 넘어뜨렸다.
여대생의 나가게 해달라는 부탁에도 해군은 손으로 얼굴을 때릴 뜻이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여대생이 실신했음에도 해군은 아무런 조치도 없었으며, 대학생 신고 후에야 병원에 갈수 있었다.
병원에서도 경찰은 빨리 조사를 받아야 된다며 조속한 퇴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도 여경은 없었다.
경찰 연행과정에서도 여경 없이 여대생을 남자 경찰이 연행하고, 수사과정에서도 수갑을 채우고 조사했다.
범죄사실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현행범이라는 이유로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학생은 "경찰은 대학생들이 해군을 폭행했다고 주장하지만, 건장한 특수부대를 대학생들이 폭행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해군과 경찰은 우리를 폭도로 취급하는 등 모욕을 줬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군은 지난 2일 해상에서 평화활동가에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가하고, 소지품을 강제 탈취해 유기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펜스를 넘어간 대학생들에게 심각한 폭력행위를 집단적으로 저질렀다"며 "비폭력으로 저항하는 민간인에 대해 군은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와 사법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행정 권력이 물리력을 동원해 불법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사이, 대한민국의 기강은 흔들리고 있으며, 군인들은 민간인을 상대적 적대적인 감정의 분풀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미 국방부는 수차례 민간인에 대한 군인의 폭행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해군기지의 건설 강행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국방부가 제대로 된 진상조사 및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며 더욱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대한민국 군인들이 대한민국 국민들을 상대로 폭력을 공공연하게 휘두르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국방부는 대국민 적대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해군과 그 산하의 SSU에 대한 진상조사와 더불어 책임자의 확실한 처벌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규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