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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불면·성형…탤런트 우리, 그렇게 단련된 20세
거식·불면·성형…탤런트 우리, 그렇게 단련된 20세
  • 미디어제주
  • 승인 2011.09.13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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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소문과 구설에 시달리는 연예인은 치유가 필요한 직업이다. 탤런트 우리(20)는 절실하다.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3학년,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발을 들인 우리는 몽환적인 매력으로 '신비소녀'라는 타칭을 얻었다. 화보를 통해 대중과 만났을 뿐이다. 자신의 실제를 숨기고 화려하게 치장되고 정돈된 모습만 보인 탓에 뒷말이 무성했다.

167㎝ 41㎏, 유달리 마른 체형과 차가운 인상이 오해의 불씨였다. 거식증과 새침한 성격, 껌 한번 씹어봤을 것 같다는 대중의 편견이 줄곧 그녀를 따라다녔다.

오랫동안 들어온 탓일까, 서운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덤덤한 반응이다. "촬영장에 간식을 싸들고 가면 '이거밖에 안 먹어요?'라고 반응하는 게 일상이서 면역이 된 것 같다.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찐다고 하면 더 비호감이 되니 마땅히 해명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털털하고 빈틈이 많은 성격이고 학창시절 잘 놀지도 못했지만 대중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대중은 우리의 한 면 만을 보기 시작했고 우리 또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몰랐다. 자신을 둘러싼 소문들이 황당하고 억울하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아니라고 하는 것도 좀 우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외모를 둘러싼 질책과 비아냥거림은 우리에게는 아물지 않은 상처다. "청소년기를 거치며 외모가 변했는데 갑자기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드라마에 캐스팅됐는데, 갑자기 함께 못할 것 같다는 전화를 받았다. 턱라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하더라. 이후 대인기피증이 생겨 힘든 시간을 보냈으며 고민 끝에 얼굴형에 변화를 줬다. 그 일은 다시 얘기하기 힘들다."

감수성이 풍부한 여고생이었고 외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연예인이기에 상처는 깊숙이 남았다. 아직도 자신의 기사 밑에 달린 댓글을 보지 않는다. 더욱이 대중의 무관심과 실망은 트라우마로 작용했고 점점 외출을 삼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불면증까지 찾아왔다. 그 지독한 병은 지금까지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찾아온 불면증이 아직도 나를 괴롭힌다. 하루에 2~3시간 자는 정도다. 침대에는 10시 정도에 눕는데 새벽 3~4시에 잠이 온다. 딱 한 번 너무 괴로워서 수면제를 먹어봤는데 엉뚱한 데 가서 졸아서 이후에는 먹지 않기로 다짐했다. 잠을 충분히 자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아직도 잠자는 것이 고생스럽다."

역설적이지만 우리는 상처의 시발점인 연기를 통해 그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최근 MBC TV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가 터닝 포인트가 됐다. "잠시 일을 쉬었을 때는 우울증을 겪기도 했는데 일을 하며 치유됐다. 현장에서 많은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아졌다. 아직 연기가 부족한데 잘 챙겨주고 편안하게 가족처럼 대해줬다. 용기를 준 분들이 많아서 힘을 얻었다."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우리는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예능프로그램에도 더욱 활발히 출연할 계획이다. SBS TV '런닝맨'이 희망 리스트 1순위다. "이제는 좀 친근한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 유재석 선배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이 출연진의 보이지 않았던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 출연진의 호흡도 좋고 서로 정말 친한 것이 느껴진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부분까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연기를 오랫동안 하기 위함이다. "예능에서 나의 편안한 모습을 보면 KBS 2TV '강력반' 때의 사이코패스와 '넌 내게 반했어'의 희주 같은 강한 역을 했을 때 임팩트가 크게 올 것 같다. 화보만 찍고 희주랑 사이코패스을 연기하면 쟤는 원래 저런 성격이라고 생각을 할 것 같다. 실제와 연기할 때의 차이가 커서 대중들이 깜짝깜짝 놀랐으면 한다."

그저 화려한 조명과 대중의 관심이 좋았던 10대 우리는 어느새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화를 꿈꾸는 성인이 됐다.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해 틈틈이 일본어와 악기, 춤 등을 배우고 있다. "시간 있을 때 뭐든지 배워 놓는 것이 연기할 때 보탬이 되더라.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해서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이고 싶다. 그러다보면 대중들도 연기자로서의 우리를 인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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