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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아이콘이 될 랜드마크를 만들어내는 일”
“도심의 아이콘이 될 랜드마크를 만들어내는 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7.13 12: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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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들이 말하는 건축] 건축사사무소 선건축 대표 선은수

건축물은 도시공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도시공간은 바로 집 바깥에 있는 거실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거실로 표현할 수 있는 도시공간을 살리려면 건축물 개개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그런 도시공간을 만드는 이들이 바로 건축가들이다. 건축가들이 건축물에 어떤 의미를 집어넣느냐에 따라 집 바깥 공간, 즉 거실이라고 표현되는 도시공간이 살아날 수 있다. 건축가를 통해 제주 건축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본다.[편집자주]

 

건축을 말하는 명제는 숱하다. ‘건축은 인간을 담는 그릇이다’, ‘건축은 공간 속에서 변화돼 가는 시대의 의지다’, ‘건축은 응고된 음악이다’ 등 웬만한 건축가들은 건축을 정의하는 말을 남기고 있다. 건축을 집이라고 부르면 그만일텐데, 건축행위를 하는 이들은 이처럼 건축에 철학을 입히곤 한다. 왜 건축은 철학적이어야 하는가. 이유는 건축행위 자체가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건축은 ‘현학’의 옷을 입고서 대중을 대한다.

이렇게 말해 보자. “건축은 인간에의 찬가입니다.”

‘인간에의 찬가’라니 무슨 말일까. 건축에 왜 인간이 붙고, 거기에 인간을 위한 찬가라고 한다면 건축이 인간을 뛰어 넘는 그 무엇이던가. 그렇지 않다. 건축은 단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에 인간에게 감동을 주고, 집이라는 곳에 살아야 하는 인간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도록 만드는 도구에 다름 아니다.

  선은수 선건축 대표

선건축의 선은수 대표는 ‘건축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건축관보다는 애초에 건축이 지녀야 하는 인문·사회적인 정의를 더욱 중요시한다. 이는 건축가들이 지녀야 하는 덕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인문·사회적인 측면에서의 건축은 과연 무엇인가.

인문·사회적 개념의 건축은 ‘문화’로 통용돼야 한다. 대중들이 건축을 문화로 받아들일 때라야 건축은 진정 생명성을 얻게 된다. 급격히 변하는 사회의 틀 속에서 대중들은 건축을 문화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경제적 가치의 수단으로 대하기 마련이다. 아파트를 보면 그런 현실이 읽힌다.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된 아파트는 ‘잃어버린 집’이나 마찬가지다. 아파트도 문화이기는 하지만 건축이 가지고 있는 틀에서 바라보면 비문화적인 가치가 너무 많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이라는 모양의 변화 뿐아니라, 우리의 원형적 삶터를 아예 바꿔버리고 있기에 그렇다.

이렇듯 삶터의 변화는 건축가들에게 인문·사회적 측면에서의 건축 행위를 더욱 요구한다. 우선은 대중들이 변해야 하지만 대중들이 건축을 문화로 받아들이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는 요원하다. 개발 우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걷다보니 시간의 때가 묻어 있는 건축물이나 공간은 찾기 힘들다.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이다.

“건축 문화를 바꾸는 건 2가지가 있죠. 강제로 끌고 가는 것과 그냥 내버리는 것입니다. 강제로 끌고 가려면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그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따르도록 하는 것이죠. 그냥 내버리는 건 도시가 자연스레 발전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건축에 문화를 입히려면 어느 게 맞을까. 강제로 끌고 가면 분명 고통이 동반된다. 각종 규제가 씌워지고, 그것에 반하는 이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고 그냥 놔두면 도시 자체가 엉망이 될지도 모른다.

“강제로 끌고 간다면 빨리 변화를 줄 수는 있어도 모두에게 불행이겠죠. ‘누구를 위한 건축인가’를 물었을 때 강제성을 띠고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 자체가 동시대를 살아야 하는 이들에겐 달가운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후자가 낫죠. 시민들이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두는 일은 문제를 동반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도심 자체가 엉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대안을 제시했다. 건축심의 대상을 축소시키고, 심의를 받아야 하는 시범지구를 설정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의 대상 시범지구엔 철저한 관리가 요구돼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그가 건축심의를 받는 시범지구 설정을 외치는 이유는 철저한 감독하에 시범지구의 건축문화가 정착될 경우 자연스레 도내 전체로 문화가 퍼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선은수 그가 말한 것처럼 된다면 더 없이 좋다. 이쯤에서 건축가 선은수 개인이 느끼는 건축관을 알고 싶어졌다. ‘선건축’ 자체를 들여다보면 답이 나올 듯하다. 선건축은 선은수 자신의 성(姓)이면서도 건축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선(線)을 표현한다는 다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선(線)의 표현은 변한다고 했다. 바로 건축은 유기체로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리된다는 의미일테다.

“스타일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도 변하죠. 현 시대 시·공간의 느낌을 체험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게 건축이죠.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가는 것이라고 봐요. 그런 면에서 내가 가진 정체성을 남에게 공개하기는 아직은 이른감이 있어요. 건축 대가들도 처음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지닌 건 아니잖아요. 경험을 하며,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야죠.”

그의 건축관은 진행형이다. 다만 도시의 아름다움을 건축이 맡아야 한다는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새로운 랜드마크의 창출이야말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건 건축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한다.

  제주시 이도지구에 들어선 M5빌딩. 이 곳의 랜드마크를 꿈꾼다.
  M5빌딩은 보는 각도와 시간대마다 보여주는 시각적인 효과가 다르다.
  과감히 흐트러뜨린 M5 빌딩의 창.

튀는 작품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제주시 이도지구에 들어선 ‘M5 빌딩’만큼은 다소 파격을 줬다.

“장식이 절제된 걸 좋아하는데 파격적인 걸 시도했어요. 건축주의 요구도 그랬어요.”

이왕 할 바엔 ‘도심의 아이콘’이 되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다. 이도지구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려면 독특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계산에서다. 창(窓)은 쓰러지거나 깎이지 않아야 하는데 ‘흐트러뜨려보자’고 마음을 먹고 실행에 옮겼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건물이 M5빌딩이다. M5빌딩은 면의 모습이 전부 다르고, 시간대마다 보여주는 시각적인 효과도 물론 다르다. ‘도시에서의 랜드마크 창출은 이런 것이다’는 걸 M5빌딩이 보여주는 듯하다.

건축은 우리의 얼굴이다. 선은수 대표가 그랬듯이 변하는 게 건축이다. 그래서 건축은 그 시대의 자화상이다.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다시 던졌더니 그는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건축에 스토리를 부여하고, 그러면 건축물은 생명을 얻죠. 땅 안에 이야기가 있어야 집을 짓고, 그래야 오래 지속될 수 있잖아요. 하지만 그 스토리가 건축주와 교감을 이루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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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2011-07-18 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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