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대 현안인 민군복합형관광미항(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야5당의 공사 일시중단 요구에 정부가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야5당 제주해군기지 진상조사단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재윤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은 18일 제주시내 모처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열고 해군기지 관련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5월2일 각 정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에서 모두 22명의 국회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5월12일 제주 현지조사에 나선 조사단은 6월말 합리적인 갈등해소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를 중단하도록 정부에 요청했다.

오는 6월22일에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부측과 간담회를 열고 야5당의 입장을 확실히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갈등해소를 위한 공사 일시중단을 정부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이뤄진 김재윤 의원과 김황식 국무총리 간 면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감지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야5당이 공사일시중단 요구에 김황식 총리는 구체적 언급을 피하며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문 국무총리실장은 “공사를 일시 중단할 경우, 추후 기지건설을 재개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명분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

해군기지 공사 중단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각종 돌발변수와 시공업체에 지급해야 할 지체 보상금 부담 등이 작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주무장관이 공사의 일시중단 의사를 밝혔다”며 “정작 갈등을 조정해야 할 총리실에서 초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갈등해소를 위해서는 정부가 국회의 안에 합의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해군기지 공사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리실에서 계속 강경모드로 나설 경우, 민주당은 해군기지는 물론 국방부 관련 예산의 삭감까지 고려키로 했다.

김 의원은 “해군기지 관련 예산의 보이콧을 당론으로 정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며 “예결위에 강창일 의원과 계수조정위 간사에 강기정 의원이 포진한 만큼 예산 삭감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역의 또 다른 현안인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 6월 임시국회 통과여부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입장차로 제주특별법에서 분리된 영리병원은 오는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다시 오른다.

김 의원은 “영리병원은 여야 뿐만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이라며 “6월 임시국회에서도 합의처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5당은 오는 22일 국회에서 정부측과 해군기지 일시중단에 대해 의견을 재차 교환하고 23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에서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해군기지진상조사단의 최종 보고서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대국민 보고회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