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제주관광...'베낭여행 메카' 될 수 없나?
제주관광...'베낭여행 메카' 될 수 없나?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10.14 16: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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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눈]태국 '카오산로드' 사례 비교한 제주관광 '현재'

태국의 수도 방콕에는 베낭 여행객들의 메카라고 불리는 '카오산로드'가 있다.

우리나라 개념으로 설명하자면 숙박료가 싼 게스트 하우스가 몰려 있는 곳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베낭 하나 짊어지고 혈혈단신 뛰어든 외국 관광객들이 일대를 가득 메운다. 자연스레 숙박업소 뿐만 아니라 요식업이나 관광업체 등이 즐비해 있다.

이국의 향기에 심취해 한껏 들뜬 여행객들이 한데 모여있는지라 카오산로드는 밤낮 없이 떠들썩하다. 홀로 온 여행길이라도 쓸쓸해할 겨를이 없다.

하지만 이 곳이 베낭여행의 메카로 각광받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카오산로드가 채택한 패키지 관광 시스템이 매우 특별해 눈길을 끄는 것.

외국을 여행한다는 것이 흔치 않은 기회다보니 해당 지역의 명소나 관광지들을 두루 찾아가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그러나 이동거리를 생각하면 하루에 3~4곳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빠듯하기 마련이다.

그마저도 정해진 패키지대로 따라가다보면 정작 가고 싶었던 곳은 가보지 못하는 '울며 겨자먹기'식 여행이 되기 일쑤.

그래서 카오산로드는 가고 싶은 곳만 갈 수 있는 여행상품을 마련했다.

관광여행사를 찾아가 지도를 핀 후, 가고 싶은 곳을 손가락으로 찍으면 이동 루트와 소요시간, 교통비용까지 한번에 정리해준다.

같은 루트를 선택한 이들을 한데 묶어 조그마한 승합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자 하는 여행객에게는 버스표를 직접 끊어주는 등 도움을 준다.

일정 수수료를 받기는 하지만, 카오산 로드를 방문했던 여행객들에 의하면 시간소요 면이나 타 교통편의 바가지 위험성 등을 고려하면 훨씬 경제적이라고들 이야기한다.

미묘한 차이겠지만 '관광'이 아니라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여러가지로 여행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 카오산로드 사례로 제주를 조명하면?

느닷없이 태국 관광지를 소개한 이유는 이 같은 사례를 들어 제주를 돌아보기 위함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제주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고, 도입된다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점 또한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물론 카오산로드의 예를 들었지만 이 곳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대를 점령하면서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해 방문한 이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관광지다.

또 물을 흐리는 일부 외지인들과, 이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현지인들로 인한 치안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지역이 지니고 있는 장점들이 단점들을 상쇄시킬 만큼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지금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카오산로드에 운집한 게스트하우스는 이미 제주도에도 여기저기 들어섰다. 얼마전 유명 예능프로그램에서 제주의 게스트하우스를 조명하면서 더욱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려면 교통편이 애매하다. 대중교통이 연결되지도 않았고, 걸어가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거리다.

결국 해답은 차를 빌리는 것 뿐인데 일부러 싼 숙박료를 찾기 위한 여행객들에게는 차량 렌트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방콕의 면적은 약 1565㎢로 제주도의 면적인 1848㎢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단순비교로 보면 굳이 게스트하우스를 여기저기 산재해 놓아야 할 필요성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게스트하우스를 밀집시키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현재 제주도가 준비한 게스트하우스는 뭔가 엇박자인 모습을 띄고있다.

교통편 부분에 있어 제주는 의외로 열악하다. 무엇보다 대중교통의 한계성은 익히 알려져 온 바다.

이렇다보니 관광객들은 패키지를 통한 관광이 아니면 차량을 렌트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차선책이 딱히 있는것도 아니다.

예산 등의 문제로 구석구석 대중교통을 확충시킬 여력이 없다면, 카오산로드의 사례처럼 여행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특색에 맞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비슷한 시스템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똑같은 판을 뜨는 것이 아니라 제주지역 실정에 맞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겠다.

민선5기 제주도정의 핵심공약인 200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관광상품 또한 다양해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카오산로드가 꼭 들어맞는 모범적인 사례가 아니다 할지라도 관광제주 발전을 위한 하나의 물꼬를 트는 각성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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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놀 2012-03-08 11:27:17
베낭여행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관광대국이 되려면
우리도 이쯤에서 GH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기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1234 2010-10-14 17:46:43
제주가 배낭여행천국이 되면 우리는 뭘 먹고 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