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 인조잔디 납품 비리와 학교내 성희롱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제주시교육지원청이 일반 행정업무 추진과정에서도 부적정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6월14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91건의 부적정한 업무처리 사례를 지적했다.

감사위는 소관 업무를 소홀히 한 60건에 대해서는 시정 또는 개선토록 조치했고, 나머지 31건에 대해서는 현지처분 했다고 밝혔다.

또 위법.부당한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 5명에 대해서는 징계와 경고, 주의 등 신분상 문책을 할 것을 요구했다.

과다하게 지급된 공사비 등 6건의 1억여원에 대해서는 회수 또는 감액토록 했다.

그런데 이번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보면 교육청 내부 업무시스템에 있어서 노정됐던 전반적인 문제가 그대로 확인됐다.

#소속 직원 회식하고, '사업업무추진비'로 집행

먼저 사업업무추진비 집행에 있어 부적정한 점이 집중적으로 드러났다.

행사나 회의 등 시책사업과 관련한 단순한 내부직원 격려는 기관운영업무추진비를 통해 집행해야 하나, 제주시교육청이 경우 사업업무추진비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후 제주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등 4개 부서에서는 14회에 걸쳐 단순 내부 직원 격려 등에 320만원을 집행했다. 사회복지시설 위문 등의 경비 639만원도 기관운영업무추진비로 집행해야 하나, 사업업무추진비로 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시교육청 소속 직원 또는 제주도교육청 소속 직원, 각급 학교 관계자 등 소속기관 직원 간 각종 회의 및 평가회 등을 개최한 후 가진 식사비도 모두 사업업무추진비로 집행됐다.

이러한 관행으로, 제주시교육청 관리과의 경우 지난해 이후 사업업무추진비 총 집행액 3681만원 중 29%인 1057만원을 소속 직원 식사비로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다른 부서를 대상으로 2008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집행한 식사비에 대한 표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교육과의 경우 27회에 걸쳐 907만원을, 중등교육과에서는 27회에 걸쳐 678만원을 직원 식사비와 회식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업무추진비를 집행함에 있어 참석한 사람은 대부분 소속 직원들이었고, 외부인사가 참여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어학연수 해외파견 교사에 '특수업무수당' 지급했다 회수조치

이번 감사에서는 또 교육공무원이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해 국외에 파견된 경우에도 특수업무수당을 부당지급한 사례도 적발됐다.

제주시교육청은 지난해 어학연수를 위해 파견한 교사 등에게 총 352만원의 특수업무수당을 부당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이 부당지급된 특수업무수당의 경우 전액 회수조치토록 했다.

#공사계약 '허술'...학원 성범죄 전력 조회 '부실'

공사계약에 있어서도 여러가지 문제가 노출됐다.

그 중에서도 석면이 함유된 학교시설 철거공사를 함에 있어서 석면 해체.철거 자격이 없는 업체를 계약상대자로 선정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시설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현장 여건과 부합하지 않거나 불필요하게 계획됨에 따라 과다한 금액을 지출한 사례도 적발됐다.

각종 공사에 대한 실시설계 및 용역 발주, 준공 등의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사례도 있었다.

이밖에 학교내 폭력사건이 발생했음에도 5개 중학교에서는 이 사실을 제주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가 지적된 사례도 이번 감사에서 지적됐다.

학원이나 교습소에 취업한 사람에 대한 성범죄 경력 확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위 조사결과 학원.교습소 운전자 및 일반 사무원의 경우 반드시 성범죄 전력을 조회한 후 만약 성범죄 전력이 있으면 해임 조치토록 돼 있으나 제주시교육청은 총 5168개소 중 1248개소에 대해서만 지도.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감사위는 제주시교육지원청에 이어 서귀포시교육지원청에 대해서도 종합감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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