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생태우수마을 명도암에 어묵공장? 말도 안된다"
"생태우수마을 명도암에 어묵공장? 말도 안된다"
  • 김두영 기자
  • 승인 2010.08.30 12: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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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암마을 주민들, 제주도청 앞서 항의시위
김부일 "진상조사 후 필요시 감사위 조사 의뢰" 약속

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된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에 국고지원사업으로 '어묵 공장' 건설이 진행되자, 명도암 마을 주민들이 30일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제주도청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결사반대'라는 머리띠를 매고 집단으로 도청을 찾은 이들 주민들은 오전 8시께 제주도 해양수산국을 항의방문한데 이어 오전 10시 제주특별자치도청 정문 안으로 들어와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명도암마을 주민들은 생태우수마을과 제주형 6차 산업 베스트 마을로 선정된 명도암에 어묵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김중한 명도암마을회장은 "명도암은 지난해 친환경 전국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됐고, 올해는 제주형 6차 산업 베스트마을로도 선정된 마을"이라면서 "제주의 아픈 역사가 담겨있는 4.3평화공원도 자리잡고 있고, 절물휴양림도 위치해있어 매년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며 어묵공장 설립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회장은 이번 공장설립이 국고지원이 이뤄지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과정에서 많은 의구심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김 회장은 "국고지원이 12억이나 이뤄지는 사업이지만 그 지원을 받는 법인의 대표자들은 어업이나 생산업 등 관련지식이 전무한 사람들"이라면서 "개인사업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경험도 없고 검증되지도 않은 사람들이 추진하는 사업에 국고를 12억이나 지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또 생산시설을 할 수 없는 자연취락지구와 생산녹지지역에 공장설립 허가가 확정됐다"면서 사업자 선정과정에 이어 부지선정 과정에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김 회장은 "어떤 사람들은 마을에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것에 인센티브 등을 노리고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것 전혀 바라지 않는다"면서 "마을주민들이 품고 있는 의혹을 해소해주고 사업자 선정부터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투명하게 다시 하고, 공장설립에 대해 마을주민들과 논의해달라는 것"이라며 요구사항을 밝혔다.

#. "도지사가 항의주민들과 인사도 없이 도망가느냐"

명도암마을 주민들이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가진 항의시위는 사전 집회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 경찰과 청원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에 명도암마을 주민들은 "오늘 시위는 제주도정이 명도암마을 주민들의 불만을 알아줬으면 해서 시작한 것으로 해양수산국에 이미 요구사항을 전달했다"면서 점심을 먹은 후 해산하겠다는 뜻을 밝혀 조용히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우 지사는 이날 10시 35분께 승용차를 타고 정문을 통해 제주도청을 빠져나가려 했느나 우 지사를 본 마을주민들이 억울한 한마디를 들어달라며 승용차의 앞을 가로막자 후문을 통해 도청을 빠져나갔다.

이에 명도암 마을 주민들은 "도지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도민들과 인사한마디 하지 않고 도망갈 수 있느냐"며 격분, 제주도청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청원경찰들이 이를 막자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같은 실랑이는 약 10분간 지속됐으며, 이 상황에 대한 연락을 받은 김부일 환경부지사가 명도암마을 주민들과 면담을 가지면서 겨우 상황이 진정됐다.

#. 김부일 "진상조사 후 필요시 감사위원회 감사 요청하겠다"

명도암마을 주민들과 면담을 가진 김부일 환경부지사는 어묵공장 설립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진상조사를 실시하겠으며, 필요시 감사위원회의 감사도 요청해 마을주민들의 의혹을 해소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

김중한 마을회장을 비롯해 부녀회장과 청년회장 등 명도암마을 주민대표들은 이날 제주도청 로비에서 김 부지사와 면담을 갖고 공장설립에 대한 의혹들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김 마을회장은 현재 공장설립 반대를 요구하는 마을주민 1100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제주도내 정당과 감사위, 청와대비서실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부지사는 "명도암마을을 내가 대학생 시절 환경정비 봉사활동을 나가는 등 인연이 많은 마을"이라면서 "이번 어묵공장 설립과 관련해서는 제 나름대로 진상을 조사하겠으며, 필요할 경우 감사위원회의 감사도 의뢰해 주민들의 의혹을 풀어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제가 반드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으니 저를 믿고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요청했다.

김 부지사의 약속을 받은 명도암마을 주민들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현재 추진 중인 공장설립공사의 중지를 김 부지사에게 요청한 후 자진해산하면서 약 1시간 30분만에 항의시위가 마무리됐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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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0 17:41:13
똑박이는 아닌것 같고..
뭘 노리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