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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남...'지성원"칸에선 호평, 국내선 무관심이라 힘들었죠."
'김복남...'지성원"칸에선 호평, 국내선 무관심이라 힘들었죠."
  • 시티신문
  • 승인 2010.07.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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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회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대됐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은영화다.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돼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이 작품은 외딴 섬에서 노예처럼 일하던 한 여인의 섬뜩한 복수극을 그린다.

극중 복남(서영희)의 친구 해원 역할을 맡은 지성원은 "10년간 기다려온 시나리오였다"면서도 "관객의 눈으로 사건의 전말을 캐야하는 캐릭터라 단순한 연기보다 배로 힘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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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적인 외모를 지녔으나 드레스보다 한복이 더 어울리는 여배우 지성원은 아직까지 대중에게 다소 낯선 존재다. 영화 '하모니' '이산' '자명고' '불량커플' '눈꽃' 등 사극와 현대극을 넘나드는 그의 필모그라피는 SBS공채 탤런트 출신이라는 공증된 스타성과 대학에서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확실함이 교차한다.

"남들보다 데뷔는 빨랐지만 작품 편수는 그리 많지 않아요. 공채지만 영화에 더 관심이 많았고 대학때 연출하던 친구들과 친했던 탓에 시나리오도 얼마나 작품성을 따졌던지.(웃음) 그래서 스릴러와 드라마, 거기에 근친과 동성애가 절묘하게 혼합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시나리오가 더욱 끌렸는지도 모르겠어요. 모든 장르가 혼합돼 있으면서도 결말이 확실한 영화는 흔치 않았거든요."

지성원이 맡은 해원은 어린시절 복남과 둘도 없이 친했던 친구로 도시로 나와 살지만 계속 연락을 할 정도로 인연의 끈이 이어진 사이다. 우연히 폭행사건의 목격자로 지목되자 휴가를 내 어린시절을 보냈던 섬으로 들어가지만 그곳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과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 후 갈등을 겪는다.

"평생을 섬에 갇혀살았던 복남과 도시에서 아무도 믿지않고 살아온 해원은 어느 면에서는 쌍둥이 자매같이 묶여 있는 존재예요. (서)영희하고의 호흡이요? 동국대학교 선후배사이라 호흡이 남달랐죠. 동문이라는 끈끈함도 있지만 그렇다고 수업을 함께 듣진 않아서 극중 살가운듯 하면서도 헤어진 세월만큼 뭔가 불편한 그런 관계가 잘 표현된것 같아 만족해요."

두 달 넘게 촬영한 전남 여수의 금오도는 배로 한시간 넘게 들어가야 하는 외진 곳이라 영화의 배경과도 흡사해 캐릭터에 몰입하게 해준 일등공신이었다. 섬 전체에 영화 스태프가 묵는 모텔 하나만 있을뿐 흔한 노래방이나 중국집도 없을만큼 도시생활과 동떨어진 곳이었던 것. 서영희와 대립되는 도시처녀로 나와야 했던 지성원은 하얀 피부를 유지해야 했던 만큼 매 순간이 햇빛과의 전쟁이었단다.

"사실 제 믿음만큼 영화에 대한 반응이 없어서 이번 칸 영화제 가기 직전까지도 '나도 파격 드레스로 이목 좀 끌어야 하나'했을 정도로 막막했어요. 칸 시사후 쏟아지는 열광적인 반응에 '해외에서 이렇게 호평받는데 왜 국내에서는 아무 반응이 없나'고민도 많았죠. 이 열기를 이어받아 얼른 국내 개봉도 확정됐으면 좋겠어요."

오는 8월부터 아침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하는 지성원은 빠른 호흡의 드라마보다는 기다림의 미학인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진만큼 개인적인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연출 공부를 위해 해외유학을 고려할 정도로 이론공부에도 욕심이 많다. 토니안, 채정원과 같은 학번으로 화려하게 입학했지만 동기들 중 10%도 연기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 더욱 그를 근성과 고집으로 뭉치게 했다.

"배우로서 제 연기가 감정을 나누며 치유받는 매개체가 됐으면 하는게 제 최종 목표예요. 인지도보다는 작품으로 승부하는 제 욕심은 이미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으로 풀었으니까 앞으로는 유명세에 더 올인해야 하나?(웃음)"

<이희승 기자 cool@clubcity.kr / 저작권자 ⓒ 시티신문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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