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대낮 학교 내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대낮 학교 내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7.04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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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성추행 사건 제주서도 발생...장소는 '학교 내'
잇따른 학교 내 성추행 사건에, 학부모들 "교육당국 뭐하나"

제주에서도 학교 내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3일 오후 1시57분께 제주시내 도심지 중심부에 위치한 모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놀이터에서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초등학생을 성추행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를 마치고 같은 곳에 소재한 병설유치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8살 여자 어린이에게 접근한 이 남자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던 음란동영상을 보여주며 성추행한 후 그대로 달아났다.

이 피해 어린이의 부모로부터 사건을 신고받은 경찰은 학교 주변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하며 용의자 확보에 나섰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발생 장소가 '학교 내'라는 점에서 충격을 크게 한다. 학교 내 역시 어린이들의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학교 내에서의 성추행 문제는 유독 초등학교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5일에는 모 고등학교 행정직원이 여학생을 지하실로 끌고가 성추행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학교 내에서 '배움터 지킴이'로 활동하는 60대가 여학생을 성추행하는 일이 있었다.

등.하굣길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달 22일에는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는 A양(13)에게 "우리집에 가자. 맛있는 것도 많이 있다"며 접근해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려한 6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학교 내와 학교 주변이 범죄의 사각지대화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교육청 당국은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6월7일 서울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40대 남자가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교육과학기술부터 '365일 24시간 학교 안전망 서비스'를 본격 가동한다고 긴급 발표했다.

이의 내용을 보면 정규 수업시간에는 배움터 지킴이와 교직원, 방과후 활동 시간에는 관내 경찰과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24시간 순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야간과 이른 시간대에는 경비 용역업체를 활용해 휴일까지도 커버하는 한편, 기존 학교에 설치돼 있는 CCTV는 학교장이 관리자를 지정.운영하고, 주간에는 교무실에서, 야간에는 당직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지역에서는 이러한 '24시간 학교 안전망 서비스' 지침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당국의 경우 CCTV 설치와 휴대폰을 통한 '안심 알리미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번 초등학교 어린이 성추행 사건 역시, 앞으로 경찰 조사를 지켜봐야겠지만, 교과부가 시달한대로 CCTV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했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게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제주도내에 CCTV는 방범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전체 181개교 중 절반에 불과한 94개교에 500대 가량만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과부가 말한대로 실시간 모니터링은 고사하고, 그 수가 태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등.하교 시 문자메시지로 학생들의 학교 출입 여부를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등하교 안심 알리미' 제도 역시 제주도내 초등학교 106개교 중 29개교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큰 문제가 터져나올 때마다 재탕 삼탕의 '언론용' 대책만 제시될 뿐, 어린이 성추행이나 유괴 등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한 실효성있는 안전시스템 마련에는 소극적인 교육당국.

그동안 '예산 부족' 핑계만 늘어놓았던 교육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뭐라고 해명할까.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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