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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잘 싸운 태극전사...고맙습니다"
"아쉽지만 잘 싸운 태극전사...고맙습니다"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6.27 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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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월드컵 대규모 응원전, 한국 '석패'에 시민들 "잘싸웠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진출 문턱에서 우루과이에게 석패하는 순간, 시민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끝까지 잘 싸워준 태극전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4년 후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기약했다.

대한민국은 우루과이와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경기에서 1-2로 분패하며 남미의 벽을 넘지 못했다.

26일 오후 11시, 경기가 중계된 제주시 애향운동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북돋았다.

애향운동장에는 지난 그리스전이 중계됐을 때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응원 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평소 응원을 주도하던 붉은악마 제주지회 회원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전반 4분, 박주영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경기 분위기는 한국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도 잠시, 3분 뒤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이 왼쪽 측면에서 보낸 크로스를 반대쪽에서 달려들던 루이스 수아레즈가 골로 연결했다.

경기 초반 허용한 실점에 시민들은 일순 표정이 어두워졌으나,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목소리가 있었다. "괜찮습니다. 아직 시간 많습니다. 대~한민국!"

시민들은 이내 목소리를 높였고,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애향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0-1로 전반전을 마친 한국은 후반 15분 김재성을 빼고 이동국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력을 더욱 높였다.

한국은 70%에 육박하는 공 점유율로 우루과이를 괴롭혔고,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후반 23분 뒤쪽에서 올라온 롱패스가 우루과이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튀어 오른 것을, 골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청용이 헤딩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굳게 닫혀있던 우루과이 골문이 열린 순간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로를 얼싸안고 만회골의 기쁨을 만끽했다.

첫 원정 8강 진출의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며 시민들은 손에 땀을 쥐고 목소리를 더욱 높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1-1 동점이 되자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대로 후반전을 끝내고 연장전에서 모든 투혼을 불태운다면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가 시민들의 얼굴에서 읽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후반 34분 우루과이의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감아차며 우루과이가 2-1로 달아났다.

남은 시간은 10여 분. 태극전사들은 공세를 퍼부으며 우루과이 골문을 계속 위협했다. 시민들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목이 터져라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정규 시간이 모두 흘러가고, 추가로 주어진 3분에서도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한국의 패배가 확정되고 8강 진출 또한 좌절되자 선수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빗속 분루를 삼켰다.

시민들 또한 아쉬움과 허탈함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멋진 경기를 보여준 태극전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아쉽지만 잘 싸워준 태극전사들 너무 고맙습니다. 덕분에 지난 2주가 행복했습니다. 4년 후에도 응원할게요!"

월드컵이 개막하고 그리스전, 아르헨티나전, 나이지리아전 등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멋진 경기는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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