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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1%' 이아이 인터뷰
'대한민국1%' 이아이 인터뷰
  • 시티신문
  • 승인 2010.05.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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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점 만점에 32점 주고 싶어요."

웬만한 남자도 버티기 힘들다는 해병대 훈련 과정을 1등으로 통과한 최초의 여자 부사관의 고군분투기를 다룬 영화 '대한민국 1%(5일 개봉)'의 유일한 홍일점 이아이(25)는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연신 토로했다.

일본에서 연기를 전공한 뒤 귀국, 한국에서 여러 조연역을 거쳐 신인으로서는 파격일 수 있는 원톱 주연 여배우에 이어, 소재는 군대라니. 제대로 된 스크린 신고식인만큼 욕심도 남달랐다. 개봉을 앞둔 지금까지도 억양에 해병대식 기합소리가 묻어나는걸 보면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군대, 그것도 해병대 특수수색대를 대리 경험한 순간이 녹록하지 않았음을 가늠케 한다.

"오디션에서 원산폭격을 잘하는지, 구호와 경례는 잘 하는지를 먼저 봤어요.(웃음) 영화에서는 여성차별에 대한 반기를 헤쳐 나가는 씩씩한 역할이지만 사실 살면서 차별을 한번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감정 연기가 힘들더라고요. 여군들을 만나 캐릭터 연구도 하고, 여러 사례들을 들으면서 유미의 감정선을 잡아나갔죠."

열살 차이인 남동생이 시나리오를 보더니 '누나랑 정 반대 성격인데 잘 할 수 있겠어?'라고 걱정했을 정도로 극중 유미와 이아이의 모습은 천지차이다. 그러나 군사 훈련 만년 최하위 팀인 3팀의 팀장으로 부임,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친화력을 발휘해 각양각색의 팀원들을 조율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1%'의 하이라이트로 영화적 무게감을 더한다. 특히 극중 팀내 갈등이 최고조로 다다를 때 갯벌에서 벌이는 1대 100수준의 축구장면 역시 촬영 현장에서 유일한 홍일점이었던 이아이의 투지가 발휘된 장면이다.

"이 얘긴 아무도 모르는 사실인데, 하필이면 그날이 마법에 걸린 날이었거든요. 갯벌에서 내내 뒹굴며 촬영해야 하는데 내색할 수도 없고 저 때문에 미룰 수도 없는 일이라 그냥 촬영을 강행했죠. 그렇게 이틀 내내 찍는데 허리 아픈 건 둘째치고, 갯벌 안 미세한 조개들에 온 몸이 쓸려서 엄청 고생했어요. 남자들도 화장실도 못 가고 버티는 상황이어서 아주 난감했죠."

현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두고 "이 아이 말고 저 아이 좀 불러줘", "넌 아직 '아이'니까 '어른'되면 오라"고 놀렸던 까마득한 선배들의 농담에 웃지도 못할 만큼 잔뜩 긴장했었던 이아이의 성장은 극중 유미의 성장통과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냄비한테 지면 뭐가 되냐?'는 남자 동기의 시기와 여성이라서 안 된다는 선임들의 인식이 변하는 모습은 군대 내 최고가 된 후 우쭐하는 대신, 여자니까 쿨하게 그 허물을 덮고 더 많은 아량을 베푸는 것으로 훈훈하게 표현된다.

"가장 아쉬운 장면이요? 영화 후반에 저를 구하기 위해 제 선임상사가 다치는 신이 있는데, 그걸 보고 나서 드라마 '추노'에서처럼 '민폐언년'이 생각나더라고요. 조만간 '민폐 유미'가 되겠구나 싶어서요.(웃음) 또 제목 자체가 '대한민국 1%'라서 그런지 꼭 상위 1%만 봐야 되는 거냐며, 댓글 다시는 분들이 있는데 99%가 봐도 무방한 영화니, 극장에서 꼭 확인해 주세요."

<이희승 기자 / 저작권자 ⓒ 시티신문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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