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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연 학생, 4.3 청소년 문예공모 시 부문 '대상'
김종연 학생, 4.3 청소년 문예공모 시 부문 '대상'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3.29 15:5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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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김종연 학생의 시 '다랑쉬굴에서 시간을 묻다'가 제주 4.3 사건 62주년 기념 전국 청소년 문예작품 시 부문 대상으로 선정됐다.

제주 4.3 평화재단은 지난 2일부터 24일까지 제주 4.3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한편, 과거를 기억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세대에게 4.3의 정신을 함양하고자 전국 및 해외거주 교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문예작품을 공모했다.

이번 공모는 시, 산문, 만화부문에서 이뤄졌고, 제주도내 55개교, 도외 186개교 등 총 241개교에서 시 1690편, 산문 479편, 만화 189편 등 총 2358편의 작품이 응모됐다.

4.3 평화재단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대상 3편, 최우수상 12편, 우수상, 12편, 장려 53편 등 총 80편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시부문 대상 작품으로 선정된 '다랑쉬굴에서 시간을 묻다'는 오는 4월3일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제62주년 제주 4.3 사건 희생자위령제에서 낭송된다. <미디어제주>

[전문] 4.3 전국 청소년 문예작품 시 부문 대상작 '다랑쉬굴에서 시간을 묻다'

다랑쉬굴에서 시간을 묻다

-김종연

입을 막아도 들리는 말이 있다
봄날, 다랑쉬 오름 올라가는 길
시리도록 노란 유채꽃 사이 걷다보면
돌무더기로 입을 막아놓은
다랑쉬굴이 숨어있다

돌 틈새마다 차가운 고통이 샌다
봄볕안고 찾아온 바람도 낮게 엎드려
오한에 몸서리치고 가는 곳
저 너머의 계절은 아직 겨울이다

순례자처럼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이
자꾸만 굴 앞에서 길을 잃어버린다
먹먹해지는 마음은 다랑쉬굴 내부
텅 빈 시간처럼 공허해지는데
입구에 무성한 덩굴나무들
반백년 전 기억에 사람들 발길을 묶는다

저 굴을 처음 찾았을 때에는
그릇과 수저들이 달려 나왔다지
죽어간 사람들 원한이
오랜 제기가 되어 흔적을 새기고
녹음이 푸르러가는 소리를
지방문 삼아 읊어가며 긴 세월 견뎌온 것일까

섬에서 살다가 한 줌 재로
바다에 뿌려진 사람들
고통의 입을 막아놓은 다랑쉬굴에서는
아직도 그때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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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2014-09-27 01:14:51
이게 1년의 힘인가?

강준영 2010-04-01 22:16:23
이대나온 여자야의 이영애씨는 정말 이대 나왔나요?

강준영 2010-04-01 22:14:09
여기서 뵈니 참 반갑네요 ㅎㅎ 언젠가 이화여대간 분도 이랫었는데

강준영 2010-04-01 22:13:28
설마 교복입고 증명사진찍엇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