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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장관-강정주민, 해군기지 건설 입장차 첨예
김태영 장관-강정주민, 해군기지 건설 입장차 첨예
  • 김두영 기자
  • 승인 2010.03.20 18: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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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균 "주민투표 하게 해달라" VS 김태영 "과거 문제 보단 미래를 생각해야"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20일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역인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강정주민들과의 2시간에 걸쳐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다 결국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특별한 결론 없이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날 대회에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한 강정마을 주민들은 지금까지 해군기지 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해군기지 건설 사업에 대해 강정과 제주, 국가에 큰 도움을 주는 사업"이라며 과거의 일을 지적하지 말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넓은 시야를 가져줄 것을 주문하면서 끝내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서 강정주민과 경찰 몸싸움

김 장관은 이날 갑작스런 강풍으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2시간 30분 늦은 오후 2시께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강정주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강정천 인근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를 방문했다.

이날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에는 김 장관의 방문 소식을 들은 강정마을 주민들이 나와 시위를 벌였으며, 이에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들이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에 배치되면서 한동안 강정마을 주민들과 경찰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경찰과의 실랑이는 김 장관이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를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으며, 김 장관이 해군기지 건설 지역에 도착한 순간 김 장관의 앞을 가로막는 강정주민들과 이를 제지하는 경찰 사이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발생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은 김 장관의 앞을 가로막기 위해 몸을 던져 차량의 진입을 막았으며 경찰이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가벼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약 5분여의 몸싸움 끝에 김 장관은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로 들어갔으며, 제주해군기지 사업단 사업단장인 이은국 대령으로부터 해군기지 건설 지역과 현재 추진사항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강정주민들과의 대화를 위해 서귀포호텔로 이동했다.

#. 강동균 "주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이날 오후 3시 서귀포시 소재 서귀포호텔에서 김 장관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대표 5명과의 대화가 이뤄졌다.

이날 대화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해군측 관계자 4명이 참석했으며 강정마을 측에서는 강동균 마을회장을 비롯해 양홍찬 군사기지반대대책위원장, 윤호경 강정마을회 사무처장, 윤상효 강정마을회 고문, 홍동표 강정마을회 간사 등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서 강동균 마을회장을 비롯한 강정마을 주민대표들은 해구기지 건설 추진과정에서 주민동의와 사전환경성평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현재 해군기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군기지 건설문제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강 회장은 "강정 앞 바다는 곳이 많은 곳으로 최근의 기술력으로는 건설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보통 만이 있는 것에 건설되는 것이 보통"이라며 "만에 항이 건설되는 경우에는 주위 환경을 많이 파괴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모두 할 수 있는데 강정 앞 바다의 경우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주위 조류흐름을 모두 막아 강정만이 아닌 주변지역 생태계를 모두 파괴시킬 것"이라며 해군기지 건설시 발생할 환경적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강 회장은 해군기지 건설 시 강정마을이 경제적을 발전할 것이라는 해군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강 회장은 "해군기지 건설 시 지역발전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해군기지 건설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국내 해군기지 건설지역 시찰을 간 적이 있다"며 "그 때 찬성측과 반대측 모두가 갔었는데 해군기지가 건설된 주변지역이 다른지역보다 발달된 곳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장관이 대화 과정에서 하와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지역은 해군기지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가는 것이 아니라 태평양전쟁 당시 전몰됐던 지역을 관광지로 많이 찾는다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지금 제주는 화산섬, 동굴, 해양생태 등에 대해 유네스코에 등재되면서 국제자유관광도시로 발전하고 있다"며 "외국인들과 관광객들이 제주에 들어오는 것은 건축물을 보기위해 오는 것이 아닌 빌딩숲에서 숨막힌 사람들이 자연과 호흡하기 위해 제주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혹자들은 힘이 없는 평화는 없다고 하지만 저희들은 과연 현대 사회에 힘으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각 열강들로 하여금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이해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강 회장은 "해군기지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부터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갈등을 해결하자 주장해왔다"며 "만약 주민투표 결과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온다면 저희는 즉시 반대활동을 중단하도록 하겠다"며 해군기지 건설 문제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 "과거 문제만 지적하지 말고 미래를 넓게 생각해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회에서 강정주민들이 해군기지 건설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과거의 문제를 지적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강정과 제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넓게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해군기지가 들어오는 것은 우리나라의 생명선인 바다 위 수출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제주 남쪽의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현재 목포지역이나 부산에서 출동해야 하는데 20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제주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약 7시간이면 출동이 가능해져 제주 남쪽 지역 방어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김 장관은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90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면서 제주의 경제적인 발전을 도울 것"이라며 "만약 공장이 들어오게 되면 경제적인 발전이 있겠지만 제주의 환경은 다 망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가령 하와이의 경우 해군기지가 들어서면서 하와이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며 우리나라도 평택과 동해, 부산에 새로운 해군기지가 건설됐는데 그로 인해 그 지역이 발전했지 해약이 온 곳은 없다"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지역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장관은 "물론 여러분이 사시는 마을에 군사기지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반갑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강정과 제주, 국가의 먼 미래를 봐서 현재 안타까움이 있더라도 우리의 자손들과 현재의 젊은이들을 위해 여러분이 중대한 결단을 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대운동에 대해 중단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주민들이 환영해주는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며 "몇몇분들이 농토를 내놔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 분들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최대한 보상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화는 2시간에 걸쳐 이뤄졌으나 강정마을 주민들과 김 장관이 서로의 주장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첨예한 입장차이를 나타냈으며, 결국 김 장관의 서울행 항공기 시간에 의해 대화가 중단되면서 결국 양쪽 모두 별다른 소득 없이 대화가 마무리됐다.

#"아프리카 밀림은 무식한 흑인이 뛰어다니는 곳"

한편 이날 김 장관은 해군기지 및 제주 개발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아프리카 밀림은 관광지가 아닌 무식한 흑인이 뛰어다니는 곳"이라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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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지협 2010-03-22 09:53:36
사업을수행하기위해제주에오셨으면어느정도일을보고가셔야지비행기시간에밀려서그냥가면어쩌라고요?국가사업하시는분들이이정도인대과연해군기지가잘될지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