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입법을 둘러싼 도민사회 갈등에 대해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강력한 우려를 표하며 실질적인 도민통합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223회 정례회 회기 중인 제주도의회는 8일 오전 10시 김태환 제주도지사를 출석시킨 가운데 도정질문을 벌였다.

첫날 도정질문에서는 고동수 의원, 강창식 의원, 고봉식 의원, 부봉하 의원, 임기옥 의원, 한성율 의원, 현승탁 의원(서면질의), 김영희 의원 등 9명이 질문을 벌였다.
민선 3기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날 도정질문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입법추진과정에 따른 문제점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특히 의원들은 특별자치도를 둘러싼 도민사회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으나 도민화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이의 대책을 추궁했다.
#강창식 의원 "공청회 파행 때 도지사 어디 있었나"
강창식 의원은 특별자치도 및 행정구조개편을 놓고 도와 시.군이 분열양상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제주의 장래를 책임질 공무원 사회가 분열되고 기강이 해이해진다면 이는 치유할 수 없는 커다란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형식적인 도민화합추진위원회를 운영하기 보다는, 시장.군수는 물론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도민들과도 이해와 설득으로, 대화와 타협으로 대통합의 길을 모색해 희망을 주는 도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어 지난달 11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공청회의 '원천봉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의원은 "심지어 누구를 위한 특별자치도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그간에 입법과정을 보면 입법예고 기간도 그렇고, 공청회도 형식에 그치는 '반쪽 공청회'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주민설명회도 요식행위이고, 통과의례로 치른 행사가 됐다"며 "도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또 "파행 공청회를 둘러싼 마찰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데, 지난달 9일과 11일 파행 공청회 때 지사는 어디에 있었는가"라며 "특별법에 대한 내용은 둘째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 하면 국회 통과만을 목표로 삼고 추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특별법 국회 통과가 능사가 아니라,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환 지사 "특별법 중지 가처분신청 거론, 환경변화 도외시한 처사"
이에대해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오전 11시30분 속개된 도정질문 답변에서 도민사회 갈등과 분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민갈등이 많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며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갈등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며, 60년의 제주도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헌법재판소에 제기된 권한쟁의 심판을 지켜보면서 결론이 나오면 모두 다 승복하면서 성숙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일부에서 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 또는 법률시행 중지 가처분 신청 등을 거론하고 있는데, 국내외 변화환경을 도외시한 것으로, 도민분열과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 될 우려를 낳는만큼 매우 신중하고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도민대화합을 이루는데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며 "논쟁이나 갈등은 이제 모두 버리고 힘차고 당당하게 새해를 열어나감으로써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자존있는 제주인으로, 제주의 역사를 더욱 찬란하게 써 나가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이어 김 지사는 특별자치도 특별법 등 3개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 문제와 관련해, "정기국회가 내일 종료되고 임시국회가 2주간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일정상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연내 입법을 위해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국회 심의과정에서는 행정시장의 '러닝메이트제' 및 타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 의료 및 교육분야의 개방 문제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환 지사 "삼다수 증산, 연내에는 기간만 연장"
고동수 의원 "신구범 전 지사의 '뚝심' 본받아야"
계속된 고동수 의원의 제주삼다수 증산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 지사는 "증산을 해야 한다는 분들이나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분들 모두가 우리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소중한 의견들이기 때문에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해 왔다"고 피력했다.
김 지사는 "삼다수 증산 문제는 자연이 우리 제주에 준 소중한 자원을 외부에 팔아 도민 전체의 이익으로 돌아오도록 해야 하는 문제로서 재정적 측면에서 필요한 정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삼다수 증산문제는 지하수 관리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 및 검토와 함께 삼다수 주변지역에 대한 조사를 광역수자원관리본부에서 직접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전문기관 및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객관적인 검증절차를 거쳐 지하수 보전.관리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지하수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따라서 올해에는 취수량의 증량없이 현재와 같이 기간연장만을 하기로 하고, 도의회 동의 요청 중에 있어 이의 의결을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고동수 의원은 다시 보충질의를 통해 "삼다수 문제는 신구범 전 지사의 '뚝심'을 배워야 한다"며 삼다수 증산에 대한 도지사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다시 단상에 나와 "삼다수 증산문제는 영향평가의 결과에 달려있다"며 "지하수 영향평가에 이상이 없으면 증산해도 무방하나, 그러지 않다면 증산해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순항 해군지기 '논의중단' 변함없어"
김 지사는 화순한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논의중단'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어느 지역에서는 유치를 희망하고, 또 사회 일각에서는 추진을 해야 한다며 단체를 결성하고 있어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논의 중단' 방침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지사는 "특별자치도와 행정체제 개편, 도민화합 등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논의 중단'을 철회해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어 당초 방침대로 나가는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기의 책임을 교묘한 말로 남에게 전가 시키는 술수 정말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