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칼럼]육아와 가사노동, 그리고 남성의 역할
[미디어칼럼]육아와 가사노동, 그리고 남성의 역할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12.06 14:1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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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정기적인 모임이 두개 있다. 하나는 결혼 전부터 이루어진 것인데, 결혼전 모임의 방식과 결혼 후가 너무나 다르다. 시간의 제약이 너무 심하고 구성원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이들이 포함된 것이다.

또 하나의 모임은 결혼후에 며느리로 구성된 모임인데 이 모임 역시 시간의 제약과 아이들이 어김없이 따른다. 과연 남성들도 결혼후에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을까?

늘 그렇듯이 모임에는 아이들이 빠지지 않고, 아이들 재울 시간이나 보채는 시간에 맞춰서 밥만 먹고 제대로 대화도 못해보고 헤어진다.

밥이라도 배불리 먹으면 다행이지만 어린 아이들 챙기느라 밥을 대충먹고 헤어지기도 한다.

도대체 그 시간에 남성들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남성들 모임에서도 이러한 풍경이 보인다면 우리 머릿속엔 어떤 생각들이 먼저 자리잡을까?

여성이 사회참여활동을 하면서 혼자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는건 굉장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다.

남성들이 육아와 가사노동을 자기 몫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이라는 ‘당당한(?)’ 합리화에 자기시간을 보낼때 여성들은 아이들을 업고 걸리면서 고단한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육아-가사노동 '여성 몫'이라는 사회적 편견

모두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주변의 보통 남성들의 모습을 보면 육아와 가사노동은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 여성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똑같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저녁 약속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아이의 돌봄은 누구의 몫으로 남을 것인가? 

요즘 우리 사회에 커다란 이슈는‘저출산 문제’이다.
저출산에 대한 방안중 하나로 보육비 지원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여서 그에 따른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월 몇만원 지원받는 것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출산율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얼마 안 되는 지원금을 받고 ‘출산파업’하는 여성들이 파업해제를 할까?

돌봄노동에 있어 사회적인 제도적장치와 함께 남성의 돌봄노동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출산율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 본다. 

결혼 전후가 확연히 달라지는 여성들의 삶에서 한창 자신의 일에 적응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데 그 일을 접고 결혼을 선택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돌봄노동, 남성의 사고.의식전환 중요

지금 현실은 더 이상 돌봄노동을 개인이나 여성의 몫으로 돌릴것이 아니라 사회가 끌어안고 남성들의 사고와 의식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이다.

그리고, 가정내에서 한사람만 경제활동을 해서 안정된 생활을 유지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남성이 육아와 가사노동에 함께 참여하고 문화적으로 정착시키는 일은 시대가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얼마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로 ‘남성의 돌봄노동 권리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있었다.

거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OECD 국가에 대한 연구를 볼때, 남성의 돌봄노동 참여지원 수준이 높고, 전통적 주 생계부양자가구의 비율이 낮은 국가군일수록 빈곤율이 낮고, 합계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그리고 국가경쟁력이 또한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남녀가 ‘부양과 돌봄을 함께 공유하는 모델’을 지향하는 것이 단순히 성간 불평등을 완화하는 차원을 넘어 해당국가의 지속적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출산. 양육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라면, 그리고 남성의 돌봄노동에 대한 참여가 자연스러운 사회라면 저출산으로 대두되는 문제들은 조금씩풀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홍화연 / 제주여민회>

#외부원고인 미디어칼럼의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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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2005-12-08 12:06:44
..너무 잘 나왔다.. 이런 사진들이 많은 모양이죵..^^

연~ 2005-12-07 13:02:09
글 참 좋습니다.
사진은 더 좋고~
조만간 맥주 한 잔 허게예~

남성 2005-12-06 16:13:03
남자도 애를 돌보고 유식한 말로 육아노동 가사노동 해야 한다는 말에는 십분 공감한다.
그러나 지금 남성들이 육아노동 가사노동 하지 않는 이유가 단지 싫어서나, 남성 우월주의, 가부장적인 문화 때문만은 아니다.
먹고 살기가 어렵다.
물론 맞벌이 잘해서 여성도 남성만큼 경제력을 유지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사례가 태반이다.
여성이 나가서 일할때와 남성이 나가서 일할때의 돈벌이 크기도 다르다.
남성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경제구조적인 문제상.
애 보고 싶어도, 돈벌어다 줄 사람 없어 걱정이다.
이것이 내가 가사노동 육아노동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