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내분으로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던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29일 비로소 마무리되면서, 새로운 체제로 출범하게 됐다.
29일 열린 제주상의 의원총회에서 제20대 회장으로 선출된 현승탁 (주)한라산 대표이사(63)는 "송구스럽다", "저의 부덕함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로 당선소감을 피력했다.
이 '회장 자리' 때문에, 수개월간 제주 상공인들이 심각한 분열을 초래한 것은 물론 사상 최대 경제위기를 맞아 경제살리기 중심에 서야 할 제주상의가 제 역할을 못하는 '사회적 피해'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백번 책임을 통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제주상의 선거를 통해 '얻은 것' 보다는 '잃은 것'이 많았다. 그 소중한 시간, 모두가 경제살리기에 나서야 하고, 극심한 고용불안 속에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할 시점에, 제주 경제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상공인들이 사분오열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금까지 일련의 파행에 있어, 사건의 발단이 어떻게 된 것이든,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었던 후보 중 한명인 현 신임 회장은 당연히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선거는 결국 현 신임 회장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제주상공회의소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시급한 문제는 어떻게 분열된 상공인들의 민심을 추스리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빨리 경제살리기 대열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 이상 분열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경쟁관계에 있었던 상대편 상공인들도 끌어안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현 신임 회장이 당선소감에서 피력한 것처럼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참으로 암울한 상황이다. 성장과 고용, 수출증가율 모두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소기업체가 대부분인 제주도의 입장에서도 대단히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자칫 생존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제주상공회의소가 제주경제를 살리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못한다면, 지난 선거과정에서 크게 실망한 도민들의 원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현 신임회장은 선거 승리에 대한 축배를 드는 일은 뒤로 미루고, 하루속히 제주상의를 정상화시켜 주어진 당면과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지난 선거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이고, 추락한 제주상공회의소의 위상을 하루속히 되찾는 길이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