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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찾을 수 있다는 희망, 버리지 않았어요"
"아버지 찾을 수 있다는 희망, 버리지 않았어요"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3.23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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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4.3희생자 유해발굴 유가족 채혈 실시

"저는 아버지의 얼굴을 모릅니다. 너무 어릴 적에 행방불명됐고, 아버지의 사진조차 없으니... 하지만, 행방불명되기 전 아버지가 신었던 일본구두가 머리 속에 남아있어요.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겠다는 희망, 아직 버리지 않았어요."

23일 오전 10시. '4.3희생자 유해발굴 유가족 채혈'이 실시되고 있는 제주보건소 1층 보건교육실에서 만난 홍모(70)할머니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채혈을 받기 시작했다.

홍 할머니 뿐만아니라 60여년 동안 부모형제들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가족들의 행방조차 알수 없는 유가족들이 가족을 찾겠다는 단 하나의 희망을 안고 채혈을 받기 위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사단법인 제주4.3연구소는 23일부터 25일까지 제주국제공항(옛 정뜨르비행장)에 대한 4.3희생자유해발굴 유가족채혈을 실시했다.

이번 유가족 채혈은 지난 2007년 1차 채혈(119명), 2차 채혈(279명)에 이은 제3차 유가족 채혈로써 4.3희생자유해발굴사업이 올해로 마무리 될 경우 마지막 유가족 채혈이다.

제주4.3연구소는 발굴유해 및 유가족 채혈에 유전자(DNA)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유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월 23일부터 제주도내 행방불명된 희생자의 유가족에 대한 시고 및 상담접수를 받았다.

이번에 채혈 수집된 혈액은 유가족 채혈이 종료되는 데로 서울대학교 의대 법의학교실로 이송돼 DNA분석에 들어간다.

유가족 채혈은 3일동안 진행되는데, 첫날인 23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제주보건소 보건교육실에서 진행된다.둘쨋날인 24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제주보건소 보건교육실에서 진행되며, 이날 오후2시부터 6시까지는 방문채혈을 실시한다.

마지막날인 25일은 오전9시부터 오후1시까지 제주보건소 보건교육실에서 채혈을 실시한다.

한편, 제주4.3연구소는 지난 2006년 11월부터 화북지역을 시작으로 4.3사건 당시 제주도내에서 학살 암매장된 4.3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사업을 제주국제공항 서북쪽(1950년 예비검속희생자 추정)지역에서 실시했다.

이어, 현재 제주국제공항 동북쪽(1949년 10월 사형 희생자 추정) 발굴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3월 현재 완전유해 기준 150여구 이상의 유해가 발굴됐고 현재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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