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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촉구, '민의' 외면한 '구호적 선언'?
화합 촉구, '민의' 외면한 '구호적 선언'?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10.12 11:4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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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도의원 12일 '특별자치도 화합촉구 공동선언'에 '설왕설래'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을 최종 확정하기 위한 국무총리실 제주특별자치도추진위원회(장관회의) 회의가 14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제주출신 국회의원인 강창일.김우남.김재윤 의원과, 양우철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들이 12일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한 도민화합 촉구 공동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제주사회에서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과 관련한 각계각층이 의견이 분출되고 내용적 측면에 있어 갈등을 빚고 있는 시점에서 민의를 수렴해야 할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이 외형적 '화합'만 촉구하고 나선 것은 '민의'를 외면한 구호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양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한 도민화합 촉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국회의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발표된 이날 선언문은 제주특별자치도 실현을 위한 100만 제주도민의 한결같은 화합을 촉구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 "의견 달리하는 도민들도 큰 관점에서 함께 해 주길"

국회의원들과 도의원들은 선언문에서 "지금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라고 하는 원대한 꿈을 세워놓고 있다"며 "이 모든 꿈과 비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100만 제주도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돼야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들은 "벌써 국내 여러 지역이 제주특별자치도와 비슷한 규제완화와 정부지원을 요구하는 지역개발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며 "선점의 효과를 놓칠 우려가 있으며, 이 절호의 기회를 도민들의 갈등과 불화로 놓쳐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국회의원들과 도의원들은 "제주도민이 원하고 최대한의 혜택을 가져올 수 있는 특별자치도 법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연내에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전 도민의 총의를 모아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도민들도 제주의 발전을 위한 큰 관점에서 함께 해 주시기를 기대한다"며 "제주도에서는 특별자치도 법안 추진과 별도로 폭넓고 적극적인 여론수렴과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 "무조건적 화합 촉구, 민심 제대로 읽지 못한 처사"

그런데 이날 국회의원들과 도의원들의 이같은 화합촉구 선언은 현재 제주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갈등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한 억지적 '화합 촉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현재 기본계획안에 대해서는 의료.교육시장 개방문제를 중심으로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고, 기본계획안에 대해 도민의견이 적절히 수렴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화합 촉구' 선언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특별자치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천막농성장에서  "민의를 수렴해야 할 입장에 있는 국회의원들과 도의원들이 어떻게 하면 기본계획안에 도민의견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을까 고민하기 보다는 무조건적으로 '특별자치도가 잘 추진될 수 있도록 화합해달라'고 촉구한 것은 제주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진정 화합을 위한다면 제주의 백년대계인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이 제대로 수립될 수 있도록 대안을 강구하고 제시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지 화합을 촉구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동선언문에서 '기본계획안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도민들도 제주의 발전을 위한 큰 관점에서 함께 해 주길 기대한다'고 한 부분에 있어서도 올바른 정책형성 과정을 도외시한 내용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에는 화합촉구 선언에 동참한 강창일.김우남.김재윤 의원은 국회 의사일정 관계로 참석하지 않았는데, 민주노동당 소속의 현애자 국회의원과 안동우 도의회 의원은 당 차원에서 불참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제주특별자치도추진위원회는 14일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을 최종 심의해 확정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한 도민화합 촉구 공동선언문(전문)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지금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라고 하는 원대한 꿈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동북아의 거점도시, 세계적인 관광지, 평화의 섬, 도민 모두가 잘 살고 복된 터전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순조롭게 성취해 내기 위해 행정구조개편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무한경쟁시대, 국경이 없는 세계화시대에 맞서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잘 살아보자는 도전의지에 의한 것입니다.

  참으로 우리 도민들의 힘이 무한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꿈과 비전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100만 제주도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는 정부가 우리 제주도민들에게 주는 특혜입니다.

  벌써 국내 여러지역이 제주특별자치도와 비슷한 규제완화와 정부지원을 요구하는 지역개발특별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점의 효과를 놓칠 우려가 있습니다.

  100만 도민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어야 할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도민들의 갈등과 불화로 놓쳐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이에 우리 제주도 국회의원과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100만 제주도민의 대통합을 제안합니다.

  첫째, 제주도민이 원하고 최대한의 혜택을 가져올 수 있는 특별자치도 법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연내에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전 도민의 총의를 모아 주시길 부탁합니다.

  둘째,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도민들께서도 제주의 발전을 위한 큰 관점에서 함께 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셋째, 제주도에서는 특별자치도 법안 추진과 별도로 폭넓고 적극적인 여론수렴과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진지한 노력을 기울려 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제주도의 미래는 누가 만들어서 가져다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만들고 성취해 나가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제주도를 위하고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려는 저희들의 애향의 충정이 담긴 이 제안을 받아 주십시오.

  그래서 100만 내외 제주도민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향해 하나가 되었다는 강한 믿음과 자존을 내외에 보여 줍시다.
  감사합니다.

2005년   10월   

국회의원 강 창 일
              
김 우 남
               김 재 윤


       제주도의회 의장 양 우 철 외 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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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12 14:49:22
함부로 도의회 이름 걸지 말고 특별자치도 기본계획 찬성해 도정에 점수따고 싶으면 개인적 이름을 내걸 것이지, 왜 도의회 이름을 내거냐.

저러고도 재선 하고 싶을까.

못미더워 2005-10-12 14:48:01
기사 내용 따나 말로 화합하자고 해서 화합되는게 아니지 않은가.

기본계획에 어떻게 하면 도민의견이 잘 수렴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고민하지 않는 도의원들과 국회의원 하는 모습이라고는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