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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 걸은 만큼, 뛰면 뛴 만큼
걸으면 걸은 만큼, 뛰면 뛴 만큼
  • 강연호
  • 승인 2009.02.05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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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호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과장

2006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결코 길지 않은, 그렇다고 결코 짧지 않은 3년간 일선행정을 수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이 참으로 많다.

읍면동은 중앙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얼굴이라는 얘기를 많이들 한다.

일선의 최 접점에서 주민들을 대하고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종합민원을 수행하는 읍면동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이다.

어떤 일이든지 간에 잘 한 것 보다는 잘못한 것이 부각되게 마련이며 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 역시 그리 높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는 그리 높지 않은 주민들의 신뢰도에 대해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테지만 그 중 대표적인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게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아주 작은 불편사항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포장된 마을안길이나 농로가 세월이 지나다보면 기층이 부분적으로 내려 앉아 비가 오면 항시 물이 고이게 된다.

불편을 겪게 되는 주위의 주민들이 마을이나 행정기관을 통하여 당연히 개선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때 한달여가 지나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편사항이 불만으로 확대된다.

또 한참을 지나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으면 불편에서 불만으로, 불만에서 이제는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됨을 여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이러한 사례 발생 시 행정에서 주민의 입장이 되어 보다 신속하게 개선을 하게 되면 불신보다는 신뢰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따라서 주민들은 결코 큰일에 대한 관심보다는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아주 작은 일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의 해결여부에 따라 행정을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사소한 일로 인해 주민들이 불편해 하고, 불만을 갖게 되고, 나아가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흔히 일선행정을 조장행정이라고들 한다. 결국 좋은 것을 주민과 함께 만들어 나감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역의 기관과 마을, 단체, 그리고 주민이 하나 되어 행정을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이 먼저 지역 내 기관이나 마을과 단체, 그리고 주민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 서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을이나 단체에서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사항들을 공무원들이 앞장 서 내 일처럼 처리를 해 준다면 큰 고마움을 사게 되고 우리 공무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마을과 단체의 힘을 필요로 할 때 더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항상 주민들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자세와 특히나 어려운 이웃을 보듬을 수 있는 생각하는 행정을 펼쳐 나간다면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은 사라질 것이란 생각이다.

공무원이 걸으면 조금 달라지고, 공무원이 땀 흘리며 뛰면 뛴 만큼 지역이 크게 변화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얻은 소중한 지난 3년이었다.

쉬는 날이면 평일보다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일선 읍면동에서 오늘도 쉼 없이 현장을 누비는 동료 공무원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미디어제주>

<강연호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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