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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함께 달린 반딧불이 마라톤 ‘성황’
가을밤 함께 달린 반딧불이 마라톤 ‘성황’
  • 홍성규 시민기자
  • 승인 2005.10.09 16: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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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도내 처음 열린 야간 마라톤 성공 가능성 확인
바야흐로 가을빛이 완연한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 또한 춥지 않을 만큼 선선하다. 저녁 무렵 거리마다 달리기 삼매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 ‘거리의 달림이’들이 서귀포시에 모여 가을밤을 갈랐다. 지난 8일 ‘2005 스포츠서울 서귀포 반딧불이 마라톤 대회’의 현장.

제주에서 처음 열린 이 야간 마라톤을 위해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는 대회 2시간 전부터 마라톤 복장의 가족, 연인, 친구 등이 짝을 이뤄 속속 도착하면서 4천여 명이 장사진을 이뤘다.


각종 대회 때마다 감초처럼 등장하는 동호인들도 도내 내로라하는 클럽을 비롯하여 KT 산내들과 하얏트리젠시제주 등 직장 동호회 67팀이 참가했다. 수십 명의 외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회 시작 전 어른이나 아이 들에게 인기를 끈 것은 야광 팔찌였다. 반딧불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급된 것으로, 출발 전 동이 났다.

오후 5시 30분, 먼저 104명이 참가 신청을 낸 풀 코스 주자들이 의지를 다지고 앞서 나가고, 30분 뒤 드디어 대회 개막이 선언됐다.

월드컵경기장 광장의 조명이 꺼지고, 총소리 대신 불꽃이 폭음과 함께 밤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며 매 코스의 출발을 알렸다. 출발은 하프, 10㎞, 5㎞순으로 진행됐다.

출발선에 모여 있던 참가자들이 차례로 경기장을 빠져 나오자, 이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함께 경기장 너머로 붉게 타들어가던 노을과 거리의 모든 불빛이 한데 엉켜 묘한 장관을 이뤘다.

오르막 내리막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참가자들의 온몸은 땀으로 흥건했다. 또한 뛰다 걷다를 반복하는 이들도 보였고 아들을 무동 태운 아빠, 손을 맞잡고 뛰는 가족, 함께 보폭을 맞추는 부부들의 모습들도 정겹기만 했다.

완주를 마친 대부분 참가자들은 서로의 격려와 칭찬으로 땀을 식히고 “오늘, 여기 오길 잘했구나” 하는 흐뭇함에 너나없이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참가한 제주시 용담동의 한 20대 여성 달림이는 “달리다보니 추운 줄 몰랐다”며 “코스가 쉽지 않았지만, 달리기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오로지 달리는 기쁨 하나만으로 참가한 이들에게 이번 대회는 마라톤 대회가 이미 축제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해 준 현장이자, 국내에서도 드문 야간 마라톤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게 한 자리였다.

한편 이날 대회는 야간에 치러져 주최측이 안전과 교통통제 등에 매우 세심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고, 그 결과 사고 없이 깔끔하게 치러졌다는 평이다.

여기에는 경찰과 모범운전자회 등의 지원이 한몫을 했고, 적십자부녀회 회원 등도 음료 봉사에 땀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대회 진행을 맡은 개그맨 배동성 씨의 재치 있는 입담도 이날 참가자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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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9 22:37:12
바쁘신 줄 알지만..언제

술한잔 크게(?)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