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왜 버스가 안와? 안내단말기 엉망이잖아!"
"왜 버스가 안와? 안내단말기 엉망이잖아!"
  • 좌보람 기자
  • 승인 2009.01.15 03:05
  • 댓글 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취재]끊이지 않는 버스단말기 '오류', 그 진실
시민들 "제대로 해라"...당국 "오류 말도 안돼"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2007년 2월부터 제주도내 버스정류소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버스정류소안내기(Bus Information Termial, BIT). 그러나 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설치한 버스정류소안내기가 이따금씩 오류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오류작동에 따른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행정당국은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오작동 가능성에 대한 점검을 하지 않고 있다.

#온다고 하는 버스는 오지않고... "단말기가 엉망이잖아!"

실제 지난 9일 밤 9시 50분께 제주시청 앞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렸던 회사원 고모씨(25, 여, 제주시 노형동)는 버스정류소안내기만 믿다가 30여분을 허탕친 당사자이기도 하다. 결국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하고, 뒤늦게 택시를 타고 귀가한 그는 정류소안내기 오류에 대해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당시 학원이 끝난 후, 정류소안내기에 36번 버스가 '7분 뒤 도착할 것'이라는 표시를 확인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7분 소요’라는 표시가 바뀌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집 앞까지 가는 버스는 36번버스 뿐이어서 그는 계속 기다리기로 했다.

그로부터 다시 20분째 기다릴 무렵, 안내기 화면에 ‘전 잠시후 도착’ 표시가 그대로 뜨고 있어 그는 '조금만 더...' 하면서 기다렸다. 그러나 30분이 지난 후, 버스는 오지 않았다. 더욱이 황당한 것은 조금전까지 ‘전 잠시후 도착’이라는 표시가 단말기에서 사라진 것이다. 실제 버스는 오지 않았는데, 단말기에서는 버스가 오고 있다는 안내를 계속하다가 갑자기 안내메시지가 없어진 것이다.

그날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꽤 있었다. 모두들 ‘잠시후 도착’이라고 표시된 버스들을 기다린 사람들이다. 뒤늦게야 모두들 허탕친 것을 알고는 분통을 터트렸다. 심지어 어떤 이는 정류소안내기에 욕설을 퍼붙기도 했다. "왜 버스가 안와? 안내단말기 엉망이잖아!"

한 시민은 “한번은 36번 버스가 전 정류장에 위치했다는 표시가 떴는데 정작 정류장을 지나간 버스는 500번이였던 경우도 있었다”며 “가뜩이나 날씨가 추워져 10분을 기다리는데도 벌벌 떠는데 30분을 기다리는 동안 화가 치밀어 민원을 제기하려다가 참았다”며 불만을 토했다.

#"정류소안내기 오류는 한두번이 아니에요"



똑같은 경험을 했던 시민 김모씨(50, 여, 제주시 애월읍)는 “정류소안내기 오류는 한 두 번이 아니다. 특히 신제주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는 2~3분 뒤 도착한다던 버스가 한참 뒤에 오거나 사라져버리는 일이 잦다”고 불평했다. 

그는 “15분 뒤 도착한다는 버스가 3분 뒤에 도착해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며 ”이제는 정류소안내기 대신 차라리 버스정류장에 붙여진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이 맘 편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버스기사에게 왜 정류소안내기 표시대로 버스가 오지 않는냐고 물었더니 의아스럽게도 버스기사 역시 정류소안내기를 믿지 말고 버스시간표를 확인하라고 말하더라구요."

김씨는 “한번은 시청 벽화 앞 정류소안내기에 5.16시외버스가 ‘잠시후 도착’한다는 표시가 떠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버스는 세우지도 않고 그냥 지나가 버렸다. 알고 보니 그 정류장은 시외버스 정류장이 아니었다”며 “시내버스 정류소안내기에 시외버스가 ‘잠시후’ 도착이라 표시돼 혼동을 했다”고 또 다른 정류소안내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씨는 매일 버스를 애용하는 시민으로서 정류소안내기의 오류로 시민들이 혼동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행정당국의 빠른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학생인 윤모씨(22, 제주시 애월읍) 또한 이같은 경험을 했다.

"한라병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분명히 버스시간표에는 막차가 끊긴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정류소안내기에는 잠시 후 도착 예정이라고 표시돼 한참을 기다렸는데, 실제 오지는 않았죠. 막차 시간인 경우 마냥 기다리다가 결국은 택시를 타고 가야하죠.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결국 택시를 탈 것이면서..."

#ITS센터 "단말기 오류발생 가능성 전혀 없다...혹 운전자가..."

이처럼 버스정류소 단말기 '오류'에 대한 시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으나 정작 관계당국은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대 ITS센터 관계자는 지난 13일 미디어제주가 이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자, “현재 정류소안내기 시스템상 오류가 발생할 일은 전혀 없다. 만약 이러한 오류가 자주 발생했더라면 시민들이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류 발생' 가능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전에는 가끔 정류소안내기 오류로 버스를 놓쳤다는 민원이 들어와 택시비까지 받아간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는 정상화 운영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 민원 또한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운행이 끝나 터미널로 이동 중인 운전자가 버스에 장착된 위성항법장치를 버튼을 끄지 않아 종종 오류가 발생했지만 지금은 운행이 끝날 시간에 알람이 울려 전원을 끌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라며 “그런 이유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이러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도 시스템상 문제보다 운전사의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즉, 시스템 자체적으로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고, 버스 운전사가 시스템과 연결된 신호기를 잘못 작동해 나타날 수 있는 오류의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취재진이 ITS센터에 지난 9일에 있었던 오류 원인에 대해 컴퓨터를 통해 확인 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이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취재팀 확인과정서도 '버스 안내단말기 오류' 발생

하지만, ITS센터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 미디어제주 취재팀이 지난 12일 오후 9시20분쯤 '오류' 발생이 잦다는 제보가 있었던 제주시청 버스정류소에서 실제 단말기 문제를 확인한 결과, 실제 오작동이 사실로 확인됐다. 단말기에서는 10번버스가 '전 잠시후 도착'이라는 메시지가 뜨고 있었는데, 얼마없어 실제 그 버스는 도착했다.

그러나 그 버스가 떠난 후에도 한참동안 '전 잠시후 도착'이란 메시지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버스가 떠난 후, 메시지가 제때 변경되지 않는 이러한 문제가 바로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ITS센터측은 "해당 버스가 떠난 후 다음 버스가 도착할 예정이기 때문에 메시지가 그렇게 뜰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0분간격의 해당버스가 도착하고 난 다음에는 메시지가 '전 잠시후 도착'이 아니라 '10분 소요'라는 메시지가 떠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명이 없다.

#현장서 정확한 시스템 점검 필요

오류는 전혀 있을 수 없다고 답변하는 행정당국, 매일 밤마다 버스정류소에서 낭패를 봤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시민들.

버스정류소 안내기의 오류에 대해 '탁상'에서 이상 있다 없다는 논쟁할 것이 아니라, 관계당국이 직접 버스정류소에서 정확한 현장점검을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디어제주>

처음 현장 취재를 나가 한 아주머니께 들은 말입니다. 늦은 밤, 추운 날씨에 처음 나간 본 현장취재. 어설프고 어색한 어린 기자가 손을 떨면서 수첩에 받아적는 모습이 안타까웠나 봅니다. 저는 그 마음 하나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합니다. 첫 현장취재여서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이왕 시작한 일,  끝까지 쉼없는 도전을 할 생각입니다.

이번 현장에서 받은 그 아주머니의 마음을 항상 생각하며, 주변 이웃의 이야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 진정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좌보람 기자>

<좌보람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1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rhTHd 2009-02-23 16:52:43
저 또 낚였습니다....
정말 이러면 차없는 사람들은 서러워서 원...
몇분 늦는건 이제 아무렇지도 않고요,
없는 버스가 왜 자꾸 노선에 나타나냐구요,
이거 정말 너무합니다, ㅠ ...

화북얼짱 2009-01-17 18:28:17
ㅋㅋ 화북 교대쪽에는 저 기계에 차량위치가 뜨지도 않고 차량위치 검색하면 화북쪽 노선은 나오지도 않고 서쪽 노선뜨던뎅 ㅋ

인 경 2009-01-16 13:04:53
버스시간표에는 분명 9시 50분에 중앙로를 지나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안내단말기에는 표시되지않았지만 버스시간표에는 나와있어서 조금만 더 기다려야지 했는데 52분경에 37번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안내단말기만 믿었다면 시간뿐 아니라 억울하게 택시비까지 낭비할 뻔 했습니다. 기자님께서 제 심정을 대변해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냉철하고 따뜻한 기사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세요.

인 경 2009-01-16 12:56:57
기사 잘 읽었습니다. 어제도 밤 9시35분경에 중앙로 현대약국 앞 버스정류소에서 37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내단말기 화면에 7분후도착(제주지방법원)이라고 표시되어있어 기다리고 있었는데 5분이 지나도록 제주지방법원이라고 표시가 되어있었고 얼마지나지않아 37번 버스가 화면에서 사라졌습니다. 막차라서 법원까지만 운행하고 바로 차고로 들어가는 버스인가 생각했는데

문콕 2009-01-16 09:45:02
도민들은 새로운 시설물에 대한 설치도 원하긴하지만 반면에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시설물에 대해서는 행정당국의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면서 저의 주관적인 작은 소견을 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