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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텔레마케팅산업, 자정노력으로 활로 찾다
위기의 텔레마케팅산업, 자정노력으로 활로 찾다
  • 변호순
  • 승인 2008.12.21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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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변호순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 투자정책과

우리나라 텔레마케팅(TM)산업의 연간 시장규모는 11조원에 달하며 종사원은 80만명에 이르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종사자를 포함하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국내외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TM 업계는 갑자기 닥친 위기상황에 일단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는 형편이다.

TM 산업은 정부와 기업의 의도적인 육성전략으로 시장규모를 키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M이 기업의 중요한 영업수단으로 지난 2000년 이후 급성장했지만 그에 걸맞은 사회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TM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관련업체도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고 순식간에 'Red Ocean'시장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TM 시장은 정부의 의도적인 육성정책이 아니라도 산업발전 단계에 비추어 볼 때 성장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기업들은 자체 고객센터를 지방으로 대거 이전했고 '080'서비스의 등장으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관련장비 및 솔루션 시장도 톡톡히 재미를 보며 동반 성장했다. 개인당 1PC 1휴대폰 시대로 대변되는 정보통신 서비스의 성장과 신용카드, 보험 등 제3금융시장의 성장은 텔레마케팅 시장의 르네상스 시기를 앞당겼다.

TM 산업은 고용창출에도 크게 일조했다.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사람만 8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TM과 관련된 장비, 솔루션, 지원업무 등을 합치면 많은 사람의 생계를 책임지는 중요한 산업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TM 산업은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유탄을 맞으면서 숨고르기에 접어들었다.

기업들은 확장보다는 이익창출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의 생계와 IT 서비스산업의 견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TM 산업이 다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처럼 위기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외국의 주요 TM 위기극복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인도에서는 TM 산업은 이제 거대 비즈니스로 자리 잡았고 필리핀에서는 콜센터를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선정하고 일자리 창출의 황금알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의 TM 산업은 소비자 최우선과 자율규제로 요약된다. 특히 2003년부터 TM 전화를 거부할 수 있는 『Do Not Call(DNC)』리스트 제도를 시행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는 정책을 시행해 왔고 이 제도를 통해 TM 산업이 양성화 되었으며 진정한 고객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아 왔다.

가까운 일본의 TM 산업은 깐깐함과 엄격함으로 대변된다. 개인정보와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일본문화의 특성상 명함에도 휴대폰 번호를 표기하지 않으며 호텔이나 직장에서도 수신자의 번호를 모르면 통화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므로 TM 업계에서는 집전화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고 이처럼 엄격한 악조건 속에서도 시장을 넓혀 나갈 수 있는 것은 고객의 신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리핀에서는 열에 아홉은 콜센터 에이전트로 콜센터는 필리핀에서 최고 유망업종 가운데 하나다. 필리핀 정부는 기업업무외주(Business Process Outsourcing)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전 국민의 95%가 영어를 구사하고 미국 식민지였기 때문에 서구문화에도 익숙하다. 콜센터 직원들은 전 세계인의 영어 액센트에 익숙하도록 고강도 훈련을 받고 있고 고학력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콜센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TM 업계가 다시 호황을 이루기 위해서는 규제완화 요구보다는 소비자와 승부를 하려는 기업전략의 변화, 고객을 동반자로 보는 고객철학 및 윤리경영의 강화, 그리고 스스로 노력하는 자기혁신 경영에 대한 강력한 추진이 필요하다.

철저한 고객 지향적 경영, 소비자 정보보안 교육, 재직자 교육, 사기앙양 등 TM 업계의 자발적인 정화 의지노력이 TM 산업을 다시 발전시킨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객의 요구를 귀담아서 고객중심의 사고를 하는 것이 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 도에서는 텔레마케팅서비스업 투자기업을 유치하기 위하여 이미 조례상 투자유치 인센티브 지원기준이 마련되어 있고 3억한도의 건물임대료, 2억한도의 고용․교육훈련보조금 및 5억한도의 시설장비구입비 보조금을 타 지자체와는 차별화하여 지원할 수 있도록 이미 준비되어 있다. TM 업계에서는 최근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수도권지역의 값비싼 임대료와 고임금 비용을 해소할 수 있는 청정지역 제주로의 이전을 기대해 본다.<미디어제주>

<변호순 제주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본부 투자정책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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