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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정감이 묻어나는 터전으로 변해야 산다.
재래시장, 정감이 묻어나는 터전으로 변해야 산다.
  • 이혜경
  • 승인 2008.12.04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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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혜경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

전국적으로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설현대화를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재래시장은 뒷걸음치다 못해 존재마저 위태롭다. 5년전만 해도 전국적으로 2100개의 재래시장이 있었다. 그런데 2008년도에는 1,600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1년에 100개씩 사라진 셈이지요.  앞으로 시장기능을 상실한 곳이 많아 숫자는 더 줄어 들 전망이다.

제주지역의 재래시장하면 대표적으로 동문시장, 서문시장, 서귀포매일시장 및 읍면별 5일에 한번씩 열리는 오일시장이 있다. 그중 대정읍은 제주도에서 상권형성이 잘되어 있는 곳으로 매일시장과 오일시장, 오래된 전통 재래시장이 두 군데 있다. 예전 같지 않은 그 시장들을 보면서 재래시장 살리기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대형할인마트에 의해 사라지는 재래시장을 살리는 길은 체계적인 시장경영시스템을 개발해서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 걸맞는 방법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시장경영시스템이라 함은 거창한 프로젝트를 만드는데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실정에 맞는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래시장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면 고객들의 발걸음이 저절로 재래시장으로 되돌리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재래시장의 첫 번째 문제로 상인들 간의 조직문제를 들 수 있다. 상인들의 전근대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상인들간의 단합력도 없고 그저 하루하루 벌어서 사는 그런 구조로 답습만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시장마다 상인회 조직이 구성되어 있다. 재래시장을 활성화 시키려면 시장경영 마인드를 가진 상인회가 구성되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상인회 구성이 상인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생계에 매달려 있는 상인들이 상인회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시장 전담할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장경영을 잘 아는 상인과 경리를 두어 상인회가 원활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시장에 맞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다. 시장에 맞는 캐릭터를 개발하여 그것을 봉투에 활용하는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마트봉투를 활용하듯이 시장에서도 물건을 시장캐릭터가 부착되어 있는 봉투를 쓰는 것이다. 예로 대정읍하면 지역축제로 “최남단 방어축제”가 유명하다. 대정 오일시장 캐릭터를 방어를 연상케 한다든가 아니면 최남단인 마라도를 연상되는 캐릭터로 선정하면 좋을 것이다. 이 봉투사업을 상인회에서 관리하면 안정적인 수익금이 생겨 상인회 조직이 결속되고 시장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전국적으로 시장경영인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워크숍 등을 통해 시장 상인들간의 화합과 서로간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하신 분들의 자기만의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는 등 시장은 몇 개의 점포만이 잘되서 상권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래시장과 경쟁하고 있는 대형마트는 현대화된 경영기법으로 승승장구하지만 재래시장은 여전히 고조선시대 경영기법을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게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먹혀들지 모르지만 젊은층에게는 전혀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네 번째로 지역을 상징하는 쿠폰제 즉,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이다. 제주에서는 시장상인연합회에 위임 판매하고 있는 제주사랑상품권이 있다. 소액 3,000원권과 10,000원권을 발행하고 있다. 시장에서 상품권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 할인해 주는 등 지역에 맞는 마케팅으로 상품권 사용 활성화를 촉진시켜 사람들이 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로 재래시장에서 들쑥날쑥한 가격을 통일시켜서 가격에 따른 점포간 경쟁을 없애는 것이다. 같은 업종끼리는 원수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다. 가격을 통일시키고 가게형성도 같은 업종끼리 모여서 서로 협력하여 누구에게나 좋은 시장분위기를 조성하고 우수한 품질에 저렴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를 만드는 길밖에 없다. 즉 시장 상인들간의 끈끈한 유대관계, 가격통일, 대형마트에 대응할 수 있는 구매단가 등 공공구매시스템 개발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각종 기관과 사회단체의 참여로 지역상권 살리기 활성화에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예로, 지역간 양로원이나 요양원에서는 오일시장 장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이 바깥세상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노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전통시장 풍경을 체험하므로써 정서적 안정과 치매노인에게는 정신적 치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요즘 초.중.고등학교,어린이집에서는 수업과목에 현장학습 체험이 있다. 지역내 소재해 있는 학교와 연계하여 체계적으로 현장학습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켜 지역상권 살리기에 도움을 줌은 물론, 요즘 아이들이 마트문화에 젖어 있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는 게 현실이다.

재래시장에 가면 동네아줌마,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 바로 우리 이웃들이다. 그래서 물건을 살 때도 장사꾼과 손님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으로 만나기 때문에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거래가 된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인들이 먼저 옛날 사고방식을 벗어나 현대사회의 변화를 인식해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혜경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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