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의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사와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를 지자체로 이관문제와 관련해 각 공사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16일 제주이관의 필요성을 거듭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최근 한국공항공사와 한국관광공사 노조의 항의시위와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이 두 기관의 문제점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 "공항 '문제투성이' 방치 안돼"

우선 한국공항공사와 관련해 김 지사는 "제주공항은 관광제주의 첫 인상이자, 마지막 인상으로 그 위상이 매우 막중한데, 공항이 '경제적 논리'에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지사는 "지난해 제주공항에 투자된 돈은 57억원에 불과한데, 순수익은 150여억원이 발생했다"며 "그런데도 제주공항은 어떠한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은채 경제논리에 의해서만 이야기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현재 제주공항의 문제점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국제선 대합실, 제주공항을 상징하는 홍보간판 등의 미비, 주차장 문제, 항공소음 문제, 입주업체의 불만 등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대대적인 서비스 개선 및 시설보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안전성 문제 전문가 의견 검토 마쳐...자신 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강한 어조로 "이번 기회에 우리가 할 말은 해야 하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연간 1000만명 이상이 다니는 공항인데, 공항 위상이 지금과 같이 해서는 결코 안된다"며 "(한국공항공사 측은) 정말 깨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주도 이관시 우려되는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도 안전문제와 관련해 전문가 의견을 다 들었고, 우리도 자신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관제탑 등 기술적 운영시스템은 현재 건교부에서 맡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일축했다.

# "마케팅 기능없는 관광공사 제주 도움 안돼"

이어 김 지사는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의 제주이관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지사는 "현재 관광공사 제주지사의 기능이 단지 중문관광단지와 골프장관리에 국한돼 있을 뿐 마케팅 기능은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제하고, "또 서귀포시에 관광공사가 직접적으로 기여한게 뭐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두 기관의 운영상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한 김 지사는 한국공항공사가 최근 제주도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시위하는 것도 좋지만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대화를 통해 제주공항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고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의지를 먼저 밝혀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김 지사는 "(관광공사와 공항공사는) 제주에 뭔가 도와줘야 한다는 기본적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런데 평소 신중키로 정평이 나있는  김 지사가 두 기관의 제주이관문제에 있어 매우 강한 어조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은 제주이관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고 제주도의 입장을 관철시켜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주도의 이같은 입장 천명에 따라 향후 관광공사와 공항공사 노조가 어떻게 대응해 나올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김 지사는 기본계획안의 의료, 노동, 교육시장 개방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음주중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윤철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