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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주기 양용찬 열사 추모제에 즈음하여
17주기 양용찬 열사 추모제에 즈음하여
  • 오상준
  • 승인 2008.10.30 15: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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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오상준 탐라자치연대 사무국장

11월이 다가온다. 서울에선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라며 몸을 살라 절규했던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있다. 더불어 제주의 11월에는 제주도개발 특별법에 반대하여 산화한 양용찬 열사의 추모기간이 준비되고 있다. 올해로 벌써 17주기이다. 1990년부터 이어진 제주도개발특별법을 강행하는데 반대하여 양용찬 열사가 산화한 것이 1991년 11월 7일이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났다. 하지만 제주도개발특별법에서 정부가 약속한 2001년까지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공수표였음이 드러났다.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정부의 계산대로라면 국제자유도시가 되어야 할 제주는 아직도 건설중이다. 이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이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미완이며 제주도민의 이익실현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다. 모두가 제주를 위한다는 “특별법” 홍수이다. 거짓의 연속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거짓된 선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언제나처럼,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제주를 정책실험의 모르모토로 이용하고 있다. 무지개빛깔의 전망으로 제주도민을 현혹하고 제주의 내생적 개발을 외면하는 정부로 인해 지역주민의 이익은 온데간데 없다.

벌써 오래전 누구를 위한 법인가를 묻고 꽃다운 청년이 분신했지만 변한 것은 없다. 중앙정부가 주장하는 “개발만이 살길”이라는 개발광풍만이 지역의 공동체를 뿌리채 흔들고, 지역주민의 생태적 관심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정부의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지방정부의 철학의 빈곤은 이미 제주를 “제주다운 것이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하던가. 1990년 3월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문제가 거론된 것이 KDI보고서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의 재검토'에서 비롯됐는데, 이번에도 다시 KDI 보고서 '해군기지의 크루즈선박 공동활용방안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가 제주를 산산조각내며 갈등으로 내몰고 있다. 한줌의 경제적 이익을 쫓아 군사기지 경제까지 불사하는 김태환 도정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나만의” 결정에 제주가 멍들고 있다. 지역주민의 최소한의 목소리조차 듣지 않는 김태환 도지사는 1990년 제주만을 잘 살게 해주겠다며 달콤한 사탕을 건내는 정부의 목소리와 너무나 닮았다.

그래서 오늘 여전히 양용찬 열사의 목소리가 더욱 절실하다. 그가 우려했던 현실이 빗나감이 없이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 그의 처절한 외침이 11월에 다가오는 지금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이에 “살아남은 자‘들이 용기를 내어 일어설 때이다. 마지막으로 6월 민주항쟁 20년사업 자료집 중 김경훈 시인의 글에서 발췌한 내용을 옮기면서 양용찬열사 17주기에 대한 관심을 촉구해본다.

양용찬 열사여
먼길떠난 그대여
벗도 없이 홀로 먼길 떠난 그대여
우리의 진정이 닿거든 여기 다시 오십서
그대 뜻 제대로 이어 뭔가 이룰 때
그리하여 그대 볼 면목 좀 있을 때
청하거든 그대여 당당히 돌아오십서
죽어서 살아오는 그대여
괴춤에 노잣돈 이제 필요 없으리니
다만 벗하여 생명술 한잔 넙죽 받으십서


<오상준 탐라자치연대 사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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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z 2008-10-31 15:16:06
열차사고...............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