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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제주전역에 꽃피운 통일열기
[동행취재] 제주전역에 꽃피운 통일열기
  • 현도영 기자
  • 승인 2005.08.01 13:39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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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동안 펼쳐진 제2회 탐라순례자전거대행진 통일열기 속으로

30일 오전 10시 서귀포중앙여중 운동장에 통일의 염원을 담은 120여명의 순례단이 모습을 드러냈다.9살 초등학생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짙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지만 이들의 마음은 들떠 있는 듯 했다.

이날 출정식에 앞서 대학생들의 축하 공연과 자전거에 한반도기를 다는 행사가 열렸다.

이어 출정식에서 임문철 탐라순례단 단장은 탐라순례자전거대행진 출발에 앞서 “통일의 염원을 도민들에게 보여주고 통일열기가 확산될 수 있도록 탐라순례자전거대행진에 최선을 다하자”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출정식을 끝내고 오전 11시 순례단은 서귀포시 초원사거리까지 이동을 하고 동쪽순례단(강봉균 민주노총 본부장)은 초원사거리~동문로터리~주공아파트~비석거리~일주도로를 통해 동쪽 순례를 시작했다.

서쪽순례단(6.15통일청년회 김남훈 회장)도 초원사거리~삼매봉입구~서귀포여고~월드컵경기장~일주도로를 통해 서쪽 순례를 시작하면서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가득한 통일염원으로 무더위 날려

동쪽순례단은 서귀포~위미~남원을 지나면서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차 있지만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아스팔트의 열이 순례단의 움직임을 자극하면서 물을 찾는 사람들이 차츰 많아졌다.

특히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은 각각 다른 곳에서 온 참가자들끼리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하는데 힘이 돼 주는 것 같았다.

어린 초.중학생들이 순례단 앞에서 순례단을 이끌고 서로 겪려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통일에 대한 염원이 순례단의 앞을 가로막는 무더위를 날려 보낸 듯 싶다.

맛있는 점심시간...부자(父子) 참여 많아

오후 1시 남제주군 표선면 토산리에 도착한 순례단은 점심시간을 갖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와 중에 아버지와 아들이 참여한 팀이 4팀이 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버지들은 “평상시 아들과의 대화가 적었던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참여했다”며 “가정의 통일도 한반도의 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빙그레 웃으면서 이야기를 이었다.

순례단의 첫 점심시간은 가족이야기.통일관련 이야기 등 이런저런 이야기로 흘러만 갔다.

▲갑작스런 ‘폭우’...멈추지 않는 통일 ‘열기’

이야기 꽃을 피웠던 점심시간을 뒤로 한 채 또 다시 출발을 한 순례단은 오후 3시께 성산에 다다르고 있었다.

건너편에서 순례단을 향해 오던 택시에서 기사 아저씨가 한 마디 던졌다. “성산 쪽에 폭우야. 폭우! 앞이 안보여!” 순례단의 반응은 날씨도 더운데 비를 맞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성산에 내린 비는 보통 말하는 비 수준을 넘어섰다.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는 엄청난 것이었다.

다만 성산읍내에서 박수를 치면서 “힘내라”는 주민들이 응원이 순례단에게 많은 힘을 줬던 것 같다.

1시간 동안 폭우를 맞으면서 순례를 진행한 순례단의 통일 열기는 ‘대단하다’는 말 자체다.

▲숙소에서 꽃피운 ‘통일이야기’

폭우를 뚫고 동쪽순례단이 북제주군 비자림청소년 수련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예정보다 1시간 빨리 도착했다. 비가 많이 와서 순례 중간 중간에 진행할 행사들이 취소됐기 때문.

저녁식사를 마치고 순례단은 신성미 제주대 6.15학생운동본부 조직국장의 사회로 공동체시간을 갖고 통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율동배우기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60여명이 함께 율동을 배우면서 통일된 마음을 만들었고‘통일벨을 울려라’에서는 통일관련 퀴즈를 풀면서 통일의 열기를 하나하나씩 채워나갔다.

또 각 시민단체 대표로 참가한 참가자들은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열띤 토론도 이어지는 등 통일과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야기로 밤은 이어졌다.

35km를 마친 탐라순례자전거대행진 첫날은 더위와 폭우 그리고 통일에 대한 열기를 하나하나 채워가면서 저물어 가고 있었다.

▲31일, 힘찬 출발 하나된 마음

어제(30일) 언제 폭우가 내렸냐는 듯 하늘은 한 여름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날 피곤한 몸과 마음을 달랬는지 순례단의 출발 직전 ‘화이팅!’은 비자림을 울리고도 남았다.

특히 순례단은 첫날과는 달리 하나된 통일된 모습으로 순례에 임하면서 좀더 단결된 모습을 보여줬다. 순례 중간 중간에 손을 흔드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모습에서 순례단에게 힘찬 출발을 안겨준 것 같다.

▲무더운 더위와 맞바꾼 통일열기

오후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 예상보다 빠르게 함덕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지난날(30일)보다 순례단의 통일된 모습이 예상된 일정을 넘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게 한 것 같다.

순례단은 함덕해수욕장에서는 어울림시간을 갖고 통일발야구, 물속 기마전, 물속 줄다리기 등을 펼쳐 단합과 통일된 마음을 어울림 시간을 통해 표출했다.

▲서쪽 순례단이 보이고...함께 탑동으로

함덕을 출발한 순례단은 제주시 화북동~제주교대~인제사거리~광양사거리에 도착했다.

이 시간 서쪽 순례단도 제주시 해태동산~오라오거리~터미널~광양사거리에 도착하면서 동.서쪽 순례단은 남과 북이 통일을 뜻하는 만남을 갖고 함께 제주시 탑동으로 마지막 순례를 진행했다.

▲순례단은 해산, 하지만 통일열기는 고조되고

오후 5시 제주시 탑동에 도착한 순례단은 환영공연을 받고 모범 순례대원 시상 및 동서대항 박터트리기를 진행했다.

동.서 순례단은 1박2일 동안의 순수한 통일에 대한 열정으로 지쳐있는 서로의 심신을 위로해주고 제주지역 순례를 끝냈다는 기쁨에 도취했다.

특히 이번 순례 최연소 참가자인 최윤성(9) 어린이는 “그렇게 힘든지는 몰랐다”며 “새로운 경험을 아빠와 함께해 기쁘다”고 완주 소감을 밝혔다.

또 이번 순례에 참가한 대학생들도 “입으로만 통일통일 하다가 직접 통일의 열기확산을 위해 실천해 보니 가슴 한 군데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꿈틀거림을 느낄 수 있다”는 등 소감을 말했다.

한편, 이번 순례에서 최연소로 참가한 최윤성 어린이(9)가 최우수 모범대원으로 선정됐고 모범 대원으로는 동쪽순례단 전지혜 초등학생과 서쪽순례단 김충훈 중학생이 선정됐다.

 

“통일 이젠 조금 알 것 같아요”

탐라순례자전거대행진을 마친 강훈군의 소감이다. 강훈군은 누나인 강순아 제주대 6.15학생운동본부 본부장의 권유로 이번 순례단에 합류했다. 처음에는 자전거로 제주지역을 순례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던 강훈.

그러나 그는 순례를 하면서 즐거운 마음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통일에 대해 요즘 학생들은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며 “그러나 이런 행사를 통해 통일에 대한 열망과 열기를 전한다면 통일은 가까운데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도 “힘든 여정이었지만 동생과 함께 한 시간은 잊을 수 없다”며 “힘든 순례를 가족과 함께 해 동생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일정이 짧아 통일 열기를 확실히 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통일에 대한 관심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과도 공유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승국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 사무처장은 1박2일 동안 아들 윤성이 걱정뿐이었다.

나이도 9살로 최연소이며 항상 앞에서 순례단을 이끌면서 지친 기색없이 자전거를 타고 질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성군은 완주를 멋지게 해냈고 최우수 대원으로 선정되는 등 최 사무처장의 근심을 지워내 버렸다.

최 사무처장은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좀더 아들과 가까워 질 수 있었다”며 “우리부자의 마음도 통일됐다”며 기뻐했다.

윤성군도 “순례하는 동안 아빠와 형.누나들이 도와줘서 힘든 줄 몰랐다”며 “내년 순례에도 꼭 참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최 사무처장은 “이번 순례를 통해 통일에 대한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순례를 통해 순례단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돌아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학생인 아들과 함께 이번 순례에 참석한 강봉균 민노총 제주지역본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통일의 열망과 확산을 읽을 수 있었지만 자신이 통일운동을 열심히 하지 못했다는 반성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강 본부장은 “일부에서는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제주지역이 경제적으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행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본부장은 “일부의 이런 우려에 대해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 제주지역이 경제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며 생각의 변화만이 통일의 열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강 본부장은 통일과 관련한 행사에 일반인들도 많이 참석해야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도 아끼지 않았다.

요즘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한 생각에 대해 강 본부장은 “요즘 대학생들은 통일에 대한 의식이 점점 약해지는 것 같다”며 “이런 행사에 참여해 직접 통일에 대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본부장은 사회가 젊은이들의 취업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을 표출하면서 젊은이들의 고민이 통일보다 취업 등의 문제에 얽매여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통일의 열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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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05-08-03 12:09:26
다른 신문에서는 읽을 수 없는

소중한 기사인 것 같습니다.


숫자가 틀렸느니 맞았느니 하는 것 보다

왜 이런 행사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집회를 하면

언론에서는 '교통체증', '시민불편' 을 내세우지만

집회를 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이야기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렇게 해서라도 알려내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은 몇십분의,,, 길면 몇 시간의 불편을 겪겠지만

집회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짧게는 몇년 동안, 길게는 몇 십년 동안의 고통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집회 유형이 많기 때문에 일일이 말할 수는 없지만...)


Expression!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집회 문화도 안정감있게 진행되어야 하지만

바라보는 시민들도

그 의미에 대해서 '자신의 문제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관용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열의는 좋은데 2005-08-02 15:51:02
'무더운 더위'라는 표현과 각 문장이 어눌하군요.
글부터 잘 다듬어야 할 것같습니다.
열의는 무지 좋습니다

박군 2005-08-02 04:05:39
즐거웠음.ㅋ 정확하게 참가한 인원 숫자 세어보았는대.
88명이였음.. 100명안됐음...ㅋㅋ
주체측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는 자세가 올바른 자세인지 의문을 남김.
동쪽순례단에 치우친 기사도 별루..

달팽이아빠 2005-08-01 19:15:51
정말 1박 2일 동행취재 한 건가요? 혹시 잠은 집에서...?!^^

..발군으로 일군 취재보도에 격려를 표합니다..

미됴 제주가 한걸음씩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한결 마음이 기쁩니다.

늘 그렇듯이 보이는 것 보다(기사) 보여지지 않는 고충(취재과정과 기사작성)이 큰 법이지요...

현도영 기자 애썼습니다....

.. 2005-08-01 15:29:01
나도 옛날에 갔었는데..ㅋㅋ옛날생각난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