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차명주식 보유사실을 고백했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12일 특검팀에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삼성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이날 오후 5시쯤 현명관 전 회장을 재소환해 삼성생명 차명주식 보유 배경과 그동안의 거짓 진술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현 전 회장은 총선이 끝난 다음날인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삼성생명 주식이 자기 소유가 맞다고 한 건 거짓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부터 삼성생명 주식 28만 800주를 차명 보유해 왔으며, 실 소유주는 이건희 회장이라는 것이다.
12일 오후 5시쯤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현 전 회장은 조사에 앞서 취재진들의 쏟아진 질문에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가면서 도민에 대해 그동안 거짓말해 온 것이라 이를 사과하기 위해 차명 계좌 보유를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전 회장은 삼성 그룹이 차명계좌를 조성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차명 보유 사실 고백과 관련해 삼성측과 조율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 존재를 몰랐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당시 소 전 실장이 해서 이건희 회장이 몰랐지 않겠냐는 자신의 추측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국내법으로는 수사기관에서 허위진술을 했다는 것만으로 현 전 회장을 사법처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신 현 전 회장을 상대로 진술을 번복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삼성 측과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 추궁하는 한편 주식의 차명보유 배경 등을 조사했다.
또 현 전 회장이 에버랜드 사건 당시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한 이사회에 "참석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조사했다.
특검팀은 그동안 조사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뒤,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수위를 정해 빠르면 이번 주 금요일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06년 5.131지방선거에서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던 현 전 회장은 그동안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을 맡아 일해왔는데, 지난 10일 총선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