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막바지에 이르면서, 여론조사 공표금지 시점까지 많은 언론사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앞다퉈 발표했다.
그러나 똑같은 표본수에 같은 조사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천차만별적으로 나타나면서 도대체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도마에 올랐다.
여론조사가 발표될 때마다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숱하면서,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후보진영까지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하고 있다.
사회조사방법론에 있어 과학적 조사방법 중 하나인 여론조사가 왜 이처럼 오히려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여론조사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왜곡하고, 실제 선거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 제주지역 3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의 경우에도, 같은 조사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제주시 갑선거구, 한번은 이 후보가 1위, 또 한번은 저 후보가 1위
제주시 갑 선거구의 경우 각 여론조사 결과에서 통합민주당의 강창일 후보, 한나라당의 김동완 후보, 무소속의 현경대 후보 등 3명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순위는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실제 동아일보와 MBC가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4%P) 현경대 후보 31.9%, 강창일 후보 28.3%, 김동완 후보 21.1%로 나타났다.
역시 같은 시점인 4월2일 조사한 코리아인터넷방송의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2% 포인트)에서는 오히려 강창일 후보가 31.2%, 현경대 후보 29.8%, 김동완 후보 26.6%로 1, 2위 순위가 바뀌었다. 또 SBS와 조선일보가 3월29일부터 4월1일까지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0%P)에서는 강창일 후보 29.0%, 현경대 후보 27.2%, 김동완 후보 21.%로 조사됐다.
그러나 제주MBC가 4월1일 시점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4%P)의 경우 현경대 후보가 30.8%로 1위로 앞섰다. 강창일 후보 28.0%, 김동완 후보 21.5%로 조사됐다.
반면 시점이 조금 앞선 3월28일부터 31일까지 조사했다는 YTN과 중앙일보의 조사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4%P)에서는 강창일 후보 28.8%로 1위로 나타났고, 현경대 후보는 25.5%로 조사됐다. 한라일보 등이 3월29일부터 4월1일까지 실시한 조사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0%P)에서는 강창일 후보 31.3%, 현경대 후보 30.7%로 조사됐다. 1위와 2위가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오차범위내에서 들쭉날쭉 한 것이지만, 공신력과 신뢰성, 정확성을 생명으로 하는 여론조사기관의 이같은 결과는 신뢰성에 오히려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어느 조사결과가 가장 근접한 데이터인지조차 알 길이 없다.
#서귀포시 선거구, 자고나면 1위 후보 바뀌어
서귀포시 선거구의 경우 더욱 혼란스럽다. 통합민주당의 김재윤 후보와 한나라당 강상주 후보의 접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 역시 신뢰성에 의문을 준다.
한라일보 등 4개사가 3월29일부터 4월1일까지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0%P)에서는 강상주 후보가 40.2%로 김재윤 후보 32.3%를 7.9%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간극이 있는 것이다.
3월28일부터 31일까지 조사했다는 YTN과 중앙일보의 조사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4%P)에서는 강상주 후보 27.0%, 김재윤 후보 26.2%로 0.8%포인트 차이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순위에서는 강상주 후보가 앞서 있었다.
그러나 제주MBC가 4월1일 시점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4%P)는 오히려 김재윤 후보가 35.4%로 강상주 후보 30.1% 보다 4.3%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역시 동아일보와 MBC가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4%P)에서도 김재윤 후보가 37.2%, 강상주 후보 31.8%로 두 후보간 5.4%포인트 격차가 있었다.
비슷한 시기 조사된 결과임에도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제주시 을, 두 후보 격차 조사기관마다 들쭉날쭉
제주시 을 선거구의 경우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통합민주당 김우남 후보가 한나라당 부상일 후보에 앞서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격차를 놓고 볼 때 이 역시 들쭉날쭉하다.
한라일보 등 4개사가 3월29일부터 4월1일까지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0%P)에서는 4.7%포인트, SBS와 조선일보가 3월29일부터 4월1일까지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0%P)에서는 0.4% 밖에 차이가 없는 그야말로 초접전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MBC가 4월1일 시점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4%P)는 무려 오차범위를 벗어나 12.1%포인트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동아일보와 MBC가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프러스마이너스 4.4%P)에서는 9.0%포인트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후보진영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처럼 여론조사 기관마다 제각각 조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러한 결과가 자칫 표심을 왜곡시킬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후보진영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모 후보진영의 관계자는 "여론조사가 우리 쪽에 참 좋게 나왔다가도 다음날 보면 상반된 결과가 도출되면서,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여론조사 발표를 허용한 긍정적 취지보다 역기능이 많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후보진영 관계자도 "정말 여론조사 결과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실제 표심은 그렇지 않은데 언론사의 여론조사가 틀린 경우라면 이는 분명 표심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제각각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속에서 다음주 수요일 실시되는 실제 선거에서는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가 주목된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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