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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매니페스토 실천은 정당이 앞장서야
총선 매니페스토 실천은 정당이 앞장서야
  • 한영조
  • 승인 2008.02.2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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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영조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별로 국회의원 후보 공천 작업이 한창이다. 일부 정당인 경우 인기도를 반영하듯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천에 따른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는 총선 후보자로 가는 관문으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무소속은 공천에 구애받지 않고 자의에 따라 출마할 수 있다. 그리고 후보자들이 결정되면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정당들이 공천 신청자들의 공천심사원을 제출할 때 국회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 목표 등이 제시된 의정활동 계획서를 받고 있다. 의정활동 계획서에는 국정현황과 스스로 풀어나갈 할 과제, 상임위 활동계획 등도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에 없었던 의정활동 청사진을 공천심사서류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각 정당들이 공천 신청자가 공천과정을 거쳐 당선됐을 때 의정활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에 대한 의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 공천 신청자들에게는 사전에 스스로 청사진을 세우고 계획을 마련해봄으로써 보다 올바른 국회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갖춰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또한 의정활동계획서는 정책선거를 유도하는 가장 기본적인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즉 정당 공천에서부터 시작하는 정책선거의 최전선이 될 수 있다. 공천 신청자들이 제시한 정책이나 비전을 잘 다듬어 도민들에게 공표하고 약속했을 때 이것이 바로 ‘참공약’ 매니페스토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각 정당들이 공천 신청자들의 의정활동계획서를 사전에 받아 심사하고 공천심사과정에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정책선거나 매니페스토가 정당에서부터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날 도민들을 외면한 채 선거과정에서 줄서기만 잘하면 된다는 구태 공천에도 어느 정도 개선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분별한 물갈이에 편승해 보려는 함량미달의 정치인을 걸러내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유력 정치인과의 거래나 친분이 공천을 보장하는 보증수표와 같았던 관습에도 제한을 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각 정당들은 공천과정에서 받은 공천신청자들의 의정활동계획서를 지역구 도민들에게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연 제대로 의정활동계획서를 받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만약 받았더라도 이런 계획서가 공평 타당한 잣대로 쓰여 지고 있는지 여부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물론 모든 것은 한 술 밥에 배부를 수 없다. 문제점이 있으면 그 것을  개선하고 새로운 것을 도입하면서 지속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이치이다. 그러한 시도들이 매니페스토를 통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과정이 너무 더디다는 데 문제가 있다. 도민들의 편의보다 정당의 기득권이 득세하면서 선거문화 발전은 느림보 수준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만큼은 그 여느 선거 때보다도 깨끗한 선거가 돼야 한다. 매니페스토를 바탕으로 한 정당이 앞장서는 정책선거가 꽃을 피워야 한다. 그리고 총선 출마 후보자들은 성실하게 작성한 의정활동 매니페스토를 조속한 시일 내에 도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이런 활동들이 제주의 낡은 선거문화를 뜯어 고치는 중요한 초석이 되고 있음을 깨달아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겨 주기를 기대한다.

<한영조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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