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100년 맞은 남원초에 영화관이 문을 열었어요”
“100년 맞은 남원초에 영화관이 문을 열었어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4.03.20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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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남원초등학교 영화관 ‘꿈빛시네마’ 개관
탐라지예 권정우 소장, 학생들과 참여자 설계
사방으로 트인 우리 고유의 정자 건축 담아내
“영화는 물론 다양한 발표 공간으로도 활용”
남원초 '꿈빛시네마' 개관식 자리에 학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남원초 '꿈빛시네마' 개관식 자리에 참여한 학생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영화학교 남원초등학교에 드디어 영화관이 불을 밝혔다. 20일 문을 연 남원초 영화관은 ‘꿈빛시네마’라는 이름을 달았다. ‘꿈빛시네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서 얻은 이름이다.

‘꿈빛시네마’가 기존 영화관과 다른 점이라면 사방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영화관은 컴컴해야 한다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버렸다. 남원초 ‘꿈빛시네마’는 영화는 물론,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기에 암막을 쳐둔 기존의 그런 공간 개념이 아니다.

사방이 열린 ‘꿈빛시네마’는 빛을 담으려는 강한 의도를 엿보인다. 동쪽으로는 창을 두고, 서쪽 역시 전면에 걸쳐 한라산이 보이는 창이 있다. 남쪽은 이 학교의 상징인 오랜 팽나무를 즐겨보게 구성했다. 북쪽은 오갈 수 없는 공간이었으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오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게 했다. 이처럼 열린 공간이지만 영화를 볼 때는 사방의 빛을 차단, 이름 그대로의 영화관이 된다.

특히 ‘꿈빛시네마’는 건축가와 학생이 협업하며 만든 공간이어서 더욱 가치를 지닌다. 남원초는 지난해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건축가와 함께하며 공간변혁을 꿈꿨다. 이른바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는 ‘참여자 설계’로 만들어졌다. 공간혁신 사업에 참여한 건축가는 탐라지예건축사사무소 권정우 소장이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건축수업을 하며 아이들에게 공간의 가치를 심어줬다. 학교공간을 어떻게 바꿀까? 권정우 소장은 아이들과 함께 고민을 했고, 아이들도 자신들의 생각을 담아서 발표하기도 했다. 바로 그 결과물이 ‘꿈빛시네마’로 태어났다. 권정우 소장은 남원초 영화관 개관에 대한 생각을 다음처럼 말한다.

“우리 건축에 사방으로 열린 공간이 있어요, 바로 정자라고 부르죠. 남원초 어린이들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볼 수 있게 했어요. 남쪽에서 커다란 팽나무를 볼 수 있고, 서쪽 창문 너머로 한라산도 보여요.”

남원초 '꿈빛시네마'는 사방으로 열린 공간이다. 미디어제주
남원초 '꿈빛시네마'는 사방으로 열린 공간이다. ⓒ미디어제주

공간을 열면 생각도 열린다. ‘꿈빛시네마’는 다양한 생각이 오가는 공간이다. 그러기에 여기서는 영화는 물론, 여러 활동이 가능하다. 남원초 고선자 교장은 올해 100주년을 맞아 특별히 만들어진 공간임을 강조했다.

“영화를 통해서 세상 사람들에 대한 이해, 친구와의 관계, 자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요. 영화는 자기 혼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이 중요하죠. 영화를 통해 그런 걸 배우도록 하고 싶어요. 우리 학교엔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체육관 밖엔 없어요. 그렇지만 체육관은 너무 휑해요. 체육관과 달리 여기는 아이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어요. 음악 발표회도 열 수 있고, 학생들의 다모임 장소로도 활용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는 의사소통의 공간이기도 해요.”

‘꿈빛시네마’로 탄생한 이 공간은 예전엔 벽으로 나뉜 방과후 활동 공간이었다. 그 공간을 트니 새로운 공간이 나왔다. 더욱이 이 공간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을 위해서도 열릴 계획이다. 학부모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를 관람할 경우에도 문을 열어두기로 했다.

지난해 학교공간 구성에 참여했던 5학년은 6학년으로 거듭나며 이 공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 공간변화에 참여했던 아이들의 생각도 궁금하다. 황찬희 어린이 회장도 새로운 공간 탄생에 기쁨을 표했다.

20일 남원초 꿈빛시네마 개관식이 열렸다. 미디어제주
20일 남원초 꿈빛시네마 개관식이 열렸다. ⓒ미디어제주

“새로운 공간이 탄생하니 신기해요. 예전 공간에 비해서 확실히 넓어졌어요. 예엔 너무 좁았고, 공간도 나눠졌는데 지금 이 공간은 사방으로 자연도 볼 수 있게 해주어서 시원하고, 학교 전체를 다 볼 수 있어요. 남원초등학교가 영화학교이니까 우리 학교의 영화 역사 이야기도 잘 담아내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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