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5-24 13:43 (금)
쓰레기 고통받는 제주남방큰돌고래, '종달이'만이 아니다
쓰레기 고통받는 제주남방큰돌고래, '종달이'만이 아니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3.20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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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지느러미에 비닐 걸린 상태로 유영 돌고래 관찰
낚싯줄 및 비닐 등 쓰레기 몸에 엉킨 개체 수시로 발견
지난 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관찰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에 흰색의 반투명 비닐이 걸려 있는 것이 확인된다. /사진=이정준 다큐멘터리 감독.
지난 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관찰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에 흰색의 반투명 비닐이 걸려 있는 것이 확인된다. /사진=이정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낚싯줄에 몸이 감긴 상태로 발견돼 전국적인 관심이 쏟아졌던 제주남방큰돌고래 '종달이'에 대한 구조 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종달이 이외에도 더욱 많은 남방큰돌고래들이 해양쓰레기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면서 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이정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은 지난 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던 도중 남방큰돌고래의 등지느러미에 바다에 떠 다니던 해양쓰레기인 비닐이 걸려 있는 것을 관찰했다. 

비닐 흰색의 반투명 재질로, 남방큰돌고래의 몸 4분의1을 덮을 만한 상당한 크기였다. 등지느러미에 걸려 있었지만, 다행히 엉켜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관찰된 남방큰돌고래 이외에도 이 감독은 지난 2020년 3월에도 대정읍 앞바다의 돌고래 무리를 관찰하던 중 상당한 양의 해양쓰레기가 떠있는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발견, 이를 촬영하기도 했다. 

특히 그 당시 한 남방큰돌고래의 지느러미에도 파란색의 비닐이 감긴 상태로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었다. 

지난 2020년 여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관찰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지느러미에 파란색 비닐이 걸려 있는 것이 확인된다. /사진=이정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지난 2020년 여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관찰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 무리의 가운데 있는 돌고래 지느러미에 파란색 비닐이 걸려 있는 것이 확인된다. /사진=이정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2022년에는 <미디어제주>의 카메라에도 쓰레기가 가득한 해수면 위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헤엄을 치는 모습이 관찰된 바 있었다. 

그 당시 약 14~15마리 정도의 남방큰돌고래가 무리를 이뤄 헤엄을 치면서 주기적으로 쓰레기가 떠 있는 해상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보다 앞선 2021년에는 어린 남방큰돌고래인 '단이'의 등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감겨있는 것이 확인됐고, 이어 주둥이 등에도 추가로 어구가 감긴 상태로 발견됐었다. 쓰레기에 휘감긴 '단이'는 그 이후 야생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외에도 같은해에 꼬리지느러미에 낚시줄 등이 엉킨 남방큰돌고래가 연달아 발견되기도 했고, 이보다 앞선 2015년과 2016년에도 낚시줄과 그물 등에 엉킨 돌고래가 확인됐었다. 

지난 2022년 7월17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 많은 해상쓰레기들이 떠 있는 사이로 남방큰돌고래들이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2022년 7월17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 많은 해상쓰레기들이 떠 있는 사이로 남방큰돌고래들이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가장 최근에는 꼬리지느러미와 몸통 및 주둥이 등에 낚싯줄이 휘감긴 어린 남방큰돌고래인 '종달'이 발견돼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종달이의 경우는 꼬리지느러미에 있던 2.5m 길이의 낚시줄이 제거된 바 있지만, 몸통과 주둥이 등에는 여전히 낚싯줄 등이 엉켜 있는 상황이다. 

제주연안에서는 이처럼 쓰레기 등이 감겨 있거나 쓰레기 등에 의해 고통받는 남방큰돌고래들이 심심치 않게 관찰되고 있다. 특히 계절별로 제주 연안으로 떠밀려 오는 해양쓰레기의 양을 생각했을 때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남방큰돌고래의 수는 실제 관찰되는 개체수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쓰레기 수면 위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유영하는 모습이나 비닐 등의 쓰레기가 지느러미에 걸린 상태로 헤엄을 치는 모습은 대정앞바다에서 자주 눈에 띄는 모습"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은 마땅치 않다. 

이달 초 제주시 조천읍 닭머르 해안 일대에 밀려와 있는 쓰레기 더미. 이 쓰레기 더미는 상당한 양의 그물과 밧줄, 부표 등이 엉켜 거대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었다. 제주 해안에는 이와 같은 해양쓰레기가 매년 상당한 정도로 밀려들고 있다./사진=미디어제주.
이달 초 제주시 조천읍 닭머르 해안 일대에 밀려와 있는 쓰레기 더미. 이 쓰레기 더미는 상당한 양의 그물과 밧줄, 부표 등이 엉켜 거대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었다. 제주 해안에는 이와 같은 해양쓰레기가 매년 상당한 정도로 밀려들고 있다./사진=미디어제주.

매년 상당한 양의 해양쓰레기가 밀려오고 있는 실정이지만, 해상에서 이를 사전에 차단을 할 방법이 전무한데다, 해상에서 미리 수거를 하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결국 해안까지 밀려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처리를 하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해양쓰레기를 처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결국 쓰레기가 해안으로 밀려드는 동안 이 쓰레기에 의해 해양동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을 방법 역시 마땅치 않은 상황인 것이다. 

다만, 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이 어민 및 낚시객들이 사용하고 난 후 버려지는 어구 등인 것을 감안했을 때, 행정차원에서 어민 및 낚시객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을 통해 인식개선을 이끌어 내는 것이 하나의 예방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외에 어구실명제 등을 통해 버려지는 어구의 수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동시에 낚시면허제 등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실제로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낚시객을 상대로 일정 교육 등을 수료하고 시험에 통과해 면허를 발급받은 사람만이 낚시에 나설 수 있게 하면서 해양생태계 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 주요 해양보호생물이 서식하거나 주로 발견되는 곳에서의 낚시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낚시금지구역 설정 등도 남방큰돌고래를 비롯한 해양생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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