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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고맙습니다” “이들 도움 없었으면 농사 포기했을 것”
“아버지 고맙습니다” “이들 도움 없었으면 농사 포기했을 것”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3.14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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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계절근로자 41명, 오는 18일 5개월 만에 귀국
14일 오후 환송식 갖고 아쉬운 이별 … “한국어 배워서 다시 올게요!”
14일 오후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의 한 감귤 농가에서 수확이 끝난 비닐하우스에서 베트남에서 온 계절근로자들이 비료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4일 오후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의 한 감귤 농가에서 수확이 끝난 비닐하우스에서 베트남에서 온 계절근로자들이 비료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14일 오후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소재 한 감귤 농가.

지난해 11월 제주에 와서 5개월 가까이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로 일을 해왔던 베트남 근로자들 덕분에 무사히 감귤 수확을 마친 문대오 할아버지(87)와 베트남 근로자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문 할아버지에게 베트남에서 온 일꾼들은 그야말로 천군만마였다.

그는 이들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에 대해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일도 너무 잘하고, 말도 잘 듣고…. 말은 통하지 않지만 손짓, 발짓으로 보여주니까 제대로 다 알아서 잘하더라”면서 만족해 했다.

이어 문 할아버지는 “요즘 나이 든 사람들은 일을 하려고 하지도 않고 청년들도 없어서 일손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이런 분들이 없으면 나처럼 나이 든 사람은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베트남 남딘성 출신으로, 오는 18일 고향으로 돌아가는 황녹밍 씨(35)도 아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자식같이 아껴줬던 문 할아버지를 그동안 ‘아버지’라로 불렀다는 그는 “제주에 와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농가 분들과 농협에서 너무 잘 가르쳐주셔서 일을 잘할 수 있었다”면서 문 할아버지에게 “아버지, 감사했습니다”하고 또박또박 서툰 한국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향으로 돌아가면 제주에서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 묻자 그는 “우선 오토바이를 한 대 사고, 집도 고치고 싶다”면서 “제주 날씨도 저에게 맞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제주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돌아가면 제주에서 받은 월급을 아이들 학비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교체하고 싶다는 베티김국 씨(40)도 “고향에 돌아가면 다시 제주에 와서 일할 수 있도록 한국어 공부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처음 도입된 공공형 외국인 게절근로자 사업은 지역 농협이 외국인 근로자를 직접 고용, 농가 신청을 받아 인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오는 18일 5개월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베트남 계절근로자들이 감귤 하우스 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오는 18일 5개월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베트남 계절근로자들이 감귤 하우스 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위미농협을 통해 베트남 남딘에서 제주에 온 베트남 일꾼들은 모두 41명. 초기에는 언어 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모두 무사히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현재근 위미농협 조합장은 “인건비가 절약된 측면이 있고, 일도 잘해 농가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40여 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시설이 없어서 여성들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남성들은 펜션에서 머물렀는데 숙박시설 문제를 개선하려면 행정에서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공공근로자들이 숙박비와 4대 보험료를 빼고 한 달 평균 받은 월급은 평균 200~250만 원으로, 베트남보다 3~5배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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