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논란 이어진 제주도 곶자왈 보전 조례, 결국 도의회서 '부결'
논란 이어진 제주도 곶자왈 보전 조례, 결국 도의회서 '부결'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2.27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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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상위법 위반 논란 이어져 ... 두 차례 심사보류
올해 심사에서도 연이어 질타 ... "본회의 부의하지 않는다"
제주도내 곶자왈인 동백동산.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내 곶자왈인 동백동산./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곶자왈을 좀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전하겠다면서 내놨지만 지난해부터 상위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던 곶자왈 보전 조례 개정안이 결국 제주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 처리 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7일 제424회 임시회 제4차 회의를 갖고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심사한 결과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례안에 대해 심사를 했지만 본회의 표결에 부치기에는 문제점들이 많기 때문에, 본회의 표결에 올리지 않는다는 것으로, 즉 조례안이 부결처리된 것을 말한다. 

이 조례안은 앞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심사가 이뤄진 바 있었다. 

주요 내용은 제주도가 도내 곶자왈을 좀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5년부터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2022년까지 7년에 걸쳐 수행한 ‘제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 용역’의 내용 일부를 반영한 것이다. 

용역 내용 반영에 따라 곶자왈의 정의가 기존 조례안보다 보다 명확해졌다. 아울러 기존 조례안에선 곶자왈에 대해 ‘보호지역’만 명시를 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곶자왈의 보전 상태나 식생 상태 등에 따라 곶자왈을 ‘보호지역’과 ‘관리지역’, ‘원형훼손지역’으로 구분했다. 

이외에 주민들이 직접 제주도에 토지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조항도 신설됐다. 곶자왈에 땅을 가진 토지주들이 제주도에 땅을 사달라고 신청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조례안은 지난해 6월20일 제418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환경도시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도 심사가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그 당시 심사에서는 전문위원 검토과정에서부터 해당 조례안이 상위법인 제주특별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 지적을 받았다.

제주특별법 제354조에서는 ‘곶자왈 중 보전할 가치가 있는 지역을 도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곶자왈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제주도가 이번에 제출한 조례 개정안에서는 곶자왈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관리지역’과 ‘원형훼손지역’ 등으로 나누고 있다. 상위법인 제주특별법에 없는 개념이 조례에 명시된 것으로, 조례가 상위범의 위임 범위를 넘어서는 모양세인 것이다. 

이후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서도 상위법과의 저촉 문제가 연이어 지적을 받으면서 결국 이날 조례안은 심사 보류됐다. 

심사보류 이후 제주도의회와 제주도에선 이 조례안에 대해 자문 변호사 등을 통해 각종 자문을 받았으며, 이 자문에서도 조례안 개정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해 9월 다시 이 조례안에 대한 환도위의 심사가 마련됐지만, 이 자리에서도 이 조례안이 상위법인 제주특별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다시 한 번 심사보류 처리됐다. 

그 후 이번에 또 다시 상임위에 상정이 됐지만, 이번에는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서는 것 이외에 조례 개정안에 명시됐던 토지의 매수 청구관련 내용도 상위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매수청구의 상위법 위반 논란에 '매수청구'를 '매수신청'으로 바꾸려는 방안도 검토를 했지만, 이 역시 제주도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곶자왈 내 토지를 소유한 토지주들로부터 비판받을 수 밖에 없을 것란 지적도 나왔다. 

이에 환도위는 결국 이번 조례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환경도시위원회 송창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이번 조례 개정안과 관련해선 도민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공감대 형성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조례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본회의에 상정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폐기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례 개정안이 폐기될 경우 제주도는 조례 개정안을 만들기 위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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