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축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축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2.27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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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구원 고선영 연구위원, ‘지역축제 활성화를 위한 주민참여 강화방안’ 연구
‘주민이 주인되는 축제’, ‘단계별로 성장하는 축제’, ‘지속되는 축제’ 등 3대 전략 제안
지역 축제 관광상품이 아닌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주민 중심 축제’가 돼야 한다는 성장 전략이 제시됐다. 사진은 이호테우축제 행사 중 하나로 진행되는 멜 그물칠 장면. /사진=제주시
지역 축제 관광상품이 아닌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주민 중심 축제’가 돼야 한다는 성장 전략이 제시됐다. 사진은 이호테우축제 행사 중 하나로 진행되는 멜 그물칠 장면. /사진=제주시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지역 사회로부터 외면받는 전시성‧선심성 예산 낭비 이벤트로 전락해버린 지역 축제가 ‘관광상품’보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주민 중심 축제’가 돼야 한다는 전략이 제시됐다.

제주연구원 고선영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된 ‘제주의 지역축제 활성화를 위한 주민참여 강화방안’ 연구를 통해 이가은 관점에서 ‘주민 중심 축제’를 핵심으로 한 3대 전략을 제시했다.

고 연구위원은 제주에서 열리는 축제 경험과 과정을 고려해 애월읍 하귀2리의 ‘귀리 전통문화 축제’와 조천읍 북촌마을의 ‘뒷개할망 춤추다’, 이호마을의 ‘이호테우축제’를 분석 대상으로 현장조사와 함게 지자체 담당자, 학계 전문가, 지역주민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정책적 지원체계와 예산구조, 축제 추진단계별 주민참여 과정과 방법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고 연구위원은 제주지역 축제 분석을 통해 축제 규모와 상관없이 지역축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기획하기까지 지역공동체의 이해와 발전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이 선행됐다는 점에 주목하게 됐다.

우선 하귀2리의 경우 ‘하귀2리 주민 스스로 학교’, 북촌마을은 주민 스스로 지역 자원을 발굴하는 리서치 아카이빙과 전문 예술인과의 상호 멘토링 및 워크숍 등을 통해 주민역량 강화와 축제 콘텐츠를 만들어 갔다. 특히 북촌마을은 주민 출연을 위해 전문가 협업과 다양한 학습 과정이 지속적으로 장시간 이뤄져 지역의 고유성을 담은 전문적 공연축제가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역축제가 관광객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전통적인 문화를 주민 스스로 즐기고, 지역사회 발전을 목표로 시작됐으며, 그 성공의 경험이 지속적인 축제와 관광객 유입으로 확대된 것도 주요한 포인트로 분석됐다.

하귀 2리와 북촌마을은 이를 위해 교육컨설팅, 워크숍 등 주민 학습과 준비에 많은 노력을 투자했고, 오랜 축제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이호마을도 매해 축제 발전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축제 전담조직이 자생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될 경우 일반 주민들의 참여가 오히려 배제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연구원은 또 국내·외 축제 분석을 통해 축제에 대한 주민 참여가 자원봉사나 주민프로그램 운영, 축제학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주민들이 축제의 소비자이면서 축제를 직접 운영하고 참여하는 적극적 의미의 주민참여형 축제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축제에 대한 주민 이해를 바탕으로 주민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분석 결과를 내놨다.

특히 문화예술성을 기반으로 한 축제의 경우 예술성과 지역주민의 참여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축제의 기획과 방향에 대한 충분한 공감과 이해가 토대가 돼야 하고, 주민 참여 과정의 설계와 전문컨설팅, 축제전문가들과의 협업이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축제 참여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상시적인 조직체와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축제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고 연구위원은 제주 지역축제가 주민참여를 통해 ‘함께+스스로 만들어 가는 축제’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주민이 주인되는 축제, 단계별로 성장하는 축제, 지속되는 축제가 돼야 한다는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주민이 주인되는 축제’를 위해서는 자발성 함양, 학습, 축제기획·운영의 단계적 컨설팅이 필요하며, 주민의 자발성 제고를 시작으로 점차 주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과정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또 ‘단계별로 성장하는 축제’를 위해 우선 주민참여형 축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의지가 있는 지역공동체를 대상으로 우리 지역 알기, 주민 자발성 제고를 위한 기본공통(의무) 과정인 ‘자발성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축제 콘텐츠 육성과 주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학습과정으로 주민이 기획하고 참여하기 위한 학습모임(동아리) 지원 등을 통해 축제 콘텐츠를 발굴·준비하는 ‘콘텐츠 강화프로그램’, 그리고 실제 주민참여형 축제를 기획·운영하도록 지원하는 ‘주민참여축제 마스터프로그램’으로 단계별 컨설팅과 프로그램 운영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지속되는 축제’를 위해서는 기존 행정조직 및 자생단체와 구별되는 전담조직체계를 구성·운영할 것을 권장하고 축제와 콘텐츠 각각에 대한 전문가와의 협업체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축제에 대한 지원사업에도 불구하고 주민참여형 축제에 대한 노하우를 광범위하게 전수하기 위한 공모사업으로 포괄하지 못하는 주민, 또는 자체적으로 주민참여형 축제를 시도하고자 하는 지역공동체의 축제 접근성 향상을 위해 주민이 주도적으로 전체 과정을 이해하고 역할과 실행할 수 있도록 일종의 지침서인 ‘주민주도 지역축제 매뉴얼’을 개발, 배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 연구위원은 “현재 제주 축제 중 장기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관광목적형 축제 역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주민참여형 관광축제로 성장시켜 나가기 위한 모색이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최근 MZ 세대가 관광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 이들을 위한 뮤직, 댄스 등을 주제로 하는 축제에 주민이 참여할 경우 관광목적형 축제에서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발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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