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제주4.3 광풍 속 76년 기다린 아들, 그리고 돌아온 아버지
제주4.3 광풍 속 76년 기다린 아들, 그리고 돌아온 아버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2.20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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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0일 4.3희생자 발굴유해 시원확인 결과 보고회 개최
"예비검속으로 아버지와 형이 구금 ... 이제라도 찾아 기쁘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4.3이 광풍 속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를 76년 동안 기다린 아들이 마침내 아버지를 품에 안게 됐다. 4.3희생자 발굴유해 2구가 유족의 채혈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일 오후 2시30분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 및 주관하고 제주도가 후원한 이날 보고회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김창범 4.3유족회장 및 4.3 관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신원이 확인돼 가족을 찾은 희생자들은 군법회의 희생자 1명, 예비검속 희생자 1명이다. 

지난해 4.3희생자 유가족 283명이 참여한 채혈분과 제주국제공항 발굴유해의 유전자 대조 결과, 행방불명 희생자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특히 올해 신원 확인은 지금까지 채혈에 참여하지 않았던 직계 및 방계 유족의 추가 채혈을 통해 파악됐다. 한 명의 행방불명 희생자에 대한 유가족 다수의 적극적인 채혈 참여가 신원확인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행사는 이승덕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의 신원확인 결과 보고를 시작으로 신원확인 유해 2위가 이름을 찾고 유가족에게 인계됐다.

70여 년이 지나 유해로나마 가족과 상봉하게 된 유가족은 유해에 되찾은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달고 헌화와 분향으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오영훈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행방불명 4.3희생자 유가족의 추가 채혈을 독려하고, 유해발굴 및 유전자감식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마지막 행방불명 희생자 한 분이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가족의 품에서 평안히 안식하시기를 바라며, 통한의 세월을 버텨온 유족 한 분 한 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고 강문후님의 아들은 “아버지와 형이 예비검속으로 같이 구금됐으나, 결국 형만 돌아오고 아버지는 소식이 끊겨 행방불명 됐다”며 “이제라도 아버지를 찾아 모시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희생자 고 이한성님의 동생인 이한진 재미제주도민회 회장은 “4·3 당시 어머니와 누님을 잃었고 큰형님은 군법회의로 15년형을 받고 대구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됐으며 작은형님은 사형을 받고 행방불명돼 친척집을 전전하며 어려운 어린시절을 보냈다”며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며 살아오다 지난해 세계제주인대회 참석자 제주에 왔을 때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형님들이 계신 4.3평화공원 행불인표석에서 눈물의 보고를 드리고 유가족 채혈에 참여했는데 이렇게 기적적으로 작은형님의 신원이 확인돼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유해발굴은 지난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을 시작으로 2007년~2009년 제주국제공항, 2021년 표선면 가시리외 6개소, 2023년 안덕면 동광리 등 도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총 413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대전골령골에서 신원이 확인된 1명을 포함해 총 144명이 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도 유해발굴 및 발굴유해 유전자 감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도외 지역 희생자 중 최초로 신원이 확인된 한국전쟁 전후 대전 골령골 학살터 뿐만 아니라 광주형무소에 암매장된 유해 가운데 4·3 수형인들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곳에서 발굴된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과 대조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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