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제주의 생명 일궜던 용천수, 지금은 방치되고 쓰레기까지
제주의 생명 일궜던 용천수, 지금은 방치되고 쓰레기까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2.19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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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남서부 용천수 관찰한 보고서 발간
관리 안되고 방치된 용천수 많아 ... 말라버린 용천수도
"제주 물 환경, 나날이 나빠져 ... 용천수 관심이 필요한 때"
한경면 두모리의 '먼물'이 솟아나던 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모습.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한경면 두모리의 '먼물'이 솟아나던 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모습.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물이 귀했던 제주에서 사람들에게 식수 등을 포함한 각종 생활용수를 공급하며 '생명수' 역할을 했던 용천수의 상당수가 특별한 관리 없이 방치되고 있는데다, 일부는 각종 쓰레기에 악취까지 심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용천수 이야기' 여섯 번째 안내서를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제주 용천수 이야기'는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18년부터 발간해오고 있는 책자로, 제주의 생명수인 용천수 조사를 통해 제주도민들이 용천수를 보다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더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제주 용천수 이야기6'는 제주시 한경면과 서귀포시 대정읍·안덕면 일대 용천수 86곳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용천수를 따라 한경면·대정읍·안덕면의 마을을 산책할 수 있는 코스도 소개한다. 

다만 이번 보고서를 통해 소개된 용천수 중 많은 곳이 제대로된 관리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에 조사된 용천수를 관리여부 및 그 정도에 따라 '양호'와 '미흡', '방치' 등으로 구분했는데, 조사 대상 용천수 86곳 중 약 29곳에 달하고, 그 중에서도 정화 활동 등이 시급한 곳은 21곳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제주시 한경면 금등리의 용천수인 '비래수'는 한 때 마을 주민들이 제사를 지날 때 길어다 쓰던 물이었고, 주변이 현무암 판석으로 포장되는 등의 정비도 이뤄진 곳이지만, 지금은 일부 돌담 등이 태풍과 파도 등에 의해 파손된 채 그냥 방치돼 있는 상태다. 

한경면 두모리의 '먼물' 역시 한 때 사람들이 식수 등으로 사용하던 용천수다. 지금은 이 용천수에서 솟아나는 물을 이용해 연못 등을 조성하고 '먼물공원'을 만들어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하지만 이 '먼물'이 솟아났던 용천수 자체는 울타리가 설치돼 사람들이 접근을 하지 못하는데다, 울타리 내부에는 타이어 등의 각종 쓰레기가 산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경면 고산리의 '한장물통'은 고산리에 가뭄이 들 때면 사람들이 식수로 이용하던 용천수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일부는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고, 일부는 물이 고여 정체되거나 각종 농업용 쓰레기가 용천수를 체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경면 고산리의 용천수인 '한장물통' 주변으로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다./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한경면 고산리의 용천수인 '한장물통' 주변으로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다./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고산리의 '대물' 역시 용천수가 솟아나던 곳에 각종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것이 확인됐고, 악취까지 풍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정읍 동일리의 용천수인 '새미물' 역시 악취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였으며, 상모리의 '산이물'은 물이 오랜 시간 흐르지 않고 고인 상태로 방치돼 있었으며, 생활쓰레기 등도 투기된 상태였다. 

이처럼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용천수는 물론,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아 '용천수'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들도 확인됐다. '장수원물'과 '엄수물', '구리물' 등이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고갈된 것으로 확인됐고, 그 외에 다수의 용천수 역시 어디서 물이 솟아나는지 확인되지 않는데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서 점차 썩고 있는 것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더 이상 용천수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판명되지 않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원인으로는 제주의 지하를 흐르는 지하수가 점차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힌다. 

이번 보고서 발간에 대해 정봉숙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제주의 물 환경이 나날이 나빠지고 있다"며 "지하수가 오염되고, 지하수 함양량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힘차게 솟구치던 용천수는 말라가고 있다. 더욱이 기후위기는 이러한 물 위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많은 요인에 의해 찾아 온 제주의 물 위기는 단시간에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제주의 물이 건강하게 회복되기 위한 여러 처방과 치료가 되도록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용천수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주 용천수 이야기'를 발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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